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미크로크레드 지점 (사진=이세진)

[뉴스인] 이세진 = 부르키나파소 수도인 와가두구를 다니다 보면 자동차 창문 밖으로 진분홍색 은행건물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 1년 간 살던 옆자리 간사는 그 사이 새 지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놀란다. 이 은행은 바로 미크로크레드(microcred)라는 이름의 소액대출전문은행이다.

◇ 소액대출 전문은행 미크로크레드와 R.C.P.B

미크로크레드는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부르키나파소뿐 아니라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9개국과 중국 지점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은행이다. 이 은행은 기존 은행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던 영세민들을 위한 소액대출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중점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와가두구에서는 미크로크레드와 비슷한 개념의 R.C.P.B(Le Reseau des Caisses Populaires du Burkina)라는 은행도 있는데, 저금과 소액대출을 통해 빈곤층 자립을 지지하는 은행이다. R.C.P.B는 ‘부르키나파소의 서민금융기관 네트워크’라는 뜻처럼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사회경제발전을 위해 40년 이상 일해 왔다.

소액대출은행인 마이크로크레드와 RCPB의 로고

◇ 서민 자립 위한 소규모 자본 ‘마이크로크레딧’의 역사

한국에서 소액대출이라 하면 주요은행에서 이용되는 서비스라기보다 개인사업자들이 높은 금리로 자금이 급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아프리카에서는 어떻게 소액대출은행이 인기를 얻고 주요 은행거래로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일까?

1976년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담보가 없어 은행대출을 받지 못하고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린 돈의 이자를 갚느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시민을 위해 최초로 소액 장기처리 신용대출 은행을 설립했다. 하위 25%의 국민만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시한 ‘그라민 은행’은 상환율 90% 이상을 유지하며 실제로 주민들 삶에 큰 도움을 주었고, 그 이후 소액대출 모델은 세계은행을 비롯해 세계 여러 국가의 개발협력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제 시작하느라 일반서민들의 자본력이 약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일반은행 서비스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자연스레 대출상환기간이 비교적 길고 담보 없이도 대출할 수 있는 소액대출은행이 발전하게 된 것이다. 소액대출 이용자들은 대출금을 농업이나 소규모 상업을 위한 자본금으로 사용한 뒤 그 이익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생활비와 사업 유지비 등으로 사용한다.

와가두구에서 볼 수 있는 주민들의 소규모 상업 (사진=이세진)

부르키나파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개발협력기관인 EWB(국경없는교육가회)도 농촌여성들의 수익창출을 돕기 위해 소액대출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사업참여자로 선발된 여성들은 소액대출을 받기에 앞서 광명시 평생학습원이 함께 지원하는 3년 이상의 부족어와 프랑스어 문해교육을 마쳐야 한다. 또한 경영, 경제교육에서 셈하는 법과 가계부 적는 법을 배운 뒤 비로소 소액대출금을 받아 자신이 희망하는 소규모 사업을 경영하게 된다. 그라민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EWB의 소액대출금으로 사업참여자들은 소규모 자영업, 염소와 양 사육, 양계업 등을 하며 자립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문해교육센터에서 부족어 문해교육 수업을 듣고 있는 여성들 (사진=국경없는교육가회)

소액대출은행들은 초기 소액대출서비스로 시작해 저금, 대출, 보험, 자금이체 등으로 서비스 종류와 규모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미크로크레드사는 몇 년 뒤 얼마나 많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 새로운 지점을 설치하고 규모를 확장할지 궁금해진다. 서민들을 위한 은행서비스 마이크로크레딧이 더욱 활발히 사용되어 수많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을 살리고, 은행과 국민이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금융환경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