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가 오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부르키나파소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설립된 여성 문해교육센터에서의 수혜자 탐부라 나오미(가명)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르키나파소 보보-디울라소 지역에서 ‘HIV 감염인과 문해교육’이라는 주제로 상연된 길거리연극을 관람한 나오미에게 소감을 물었다. 또한 연극과 실제 삶이 얼마나 비슷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을 나오미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인터뷰는 TASSAMBEDO I. Moctar(APENF)이 진행했고, 김현지 EWB 간사가 정리했다.

부르키나파소 보보-디울라소 지역에서 오후 시간 꽃나무 아래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김현지)

[뉴스인] 김현지 = 안녕하세요. 저는 부르키나파소의 보보-디울라소 지역에 살고 있는 탐부라 나오미(가명)라고 합니다. 저는 여성 문해교육센터의 학생이고, HIV 감염인입니다. 얼마 전 저는 HIV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문해교육을 받는 내용의 길거리 연극을 보았어요. 연극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크게 와 닿았지요. 연극은 바로 저와 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입니다. 연극을 본다는 건 꼭 수업을 받는 것 같아요. 수업시간에 교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연극을 통해서 또 우리는 배우게 되니까요.

연극은 HIV감염인이 문해교육, 즉 글을 배웠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보여줬어요. 실제로 저나 저와 함께 문해교육 수업을 듣는 다른 HIV 감염인 여성들이 겪은 것도 연극 내용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해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수익창출 활동을 할 때도, 어머니로서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HIV 감염인에게는 더욱 필수적이라는 것을 문해교육을 받으면서, 또 연극을 보면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문해교육을 통해 생활 전반의 도움도 받지만, HIV감염인은 특히 치료제 복용법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전에는 약을 제대로 복용하기 위해 매번 글을 아는 사람을 찾아가 까다로운 약물 복용법을 읽고 설명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읽고 쓸 수 있게 되어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HIV감염인이라는 사실을 남에게 밝히려면 꺼려질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저의 사적인 부분을 비밀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습니다.

경기도 광명시와 EWB가 지원하는 아프리카의 한 문해교육 센터 모습.(인터뷰에 언급된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사진=김현지)

저는 문해교육이 제 삶에 가져온 변화에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또 이번 연극을 보고 저 역시 다시금 느끼는 것들이 많았기에, 제가 받고 있는 혜택을 다른 사람도 함께 누리길 바라며 문해교육 센터에 등록하도록 이웃들을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문해교육과 수익창출 기술교육, 연극 등 다방면에서 지원해 주는 대한민국 광명시에게도 더 많은 축복을 기도합니다. 그들이 계속 우리를 도와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에요. 머나먼 한국에서 우리를 생각해 줘서 고맙습니다.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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