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Mtv Africa Music Awards(MAMA) 2016

[뉴스인] 이호국 = 아프리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도국은 어디일까. 전 아프리카를 통합한 가요시상식 Mtv Africa Music Awards(MAMA)를 휩쓸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저력을 알아보자.

먼저 MAMA의 수상작이 아프리카 음악 모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표 가요시상식인 Mnet Asia Music Awards의 수상자를 보면 아이돌 음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에 아이돌 음악밖에 없다고 하면 오판일 것이다. 아프리카에도 다양한 음악 장르가 있다. MAMA의 수상작들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일부 음악들이다.

MAMA가 선정한 올해의 음악 'My Woman, My Everything'(Patoranking feat. Wande Coal)

필자는 음악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하다. 오히려 소위 ‘음알못’(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럼에도 MAMA의 수상작을 들어봤을 때 장르를 불문하고 유사한 리듬을 느낄 수 있었다. “My Woman, My Everything”(Patoranking feat. Wande Coal, 나이지리아)나 “Johny”(Yemi Alade, 나이지리아)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경쾌한 리듬은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 출신 아티스트의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

MAMA의 수상작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수상작 대부분은 영어권 음악이다. 아프리카에는 영어권 국가만큼 불어권, 포르투갈어권 국가들도 많다. 이는 MAMA의 주최사인 Mtv 영향이 크다. Mtv는 미국 음악 방송사로 영어권 국가에서 영향력이 더 크다. MAMA는 아프리카 대표 가요시상식을 표방해 불어권, 포르투갈어권 부문을 따로 시상하고 있지만 대표성을 갖기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나이지리아 출신 MAMA 수상자들

두 번째로 나이지리아의 선방이다. 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출신이 유독 많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정치, 경제, 문화가 가장 발달한 국가이다. 이 같은 결과가 어색하지는 않다.

나이지리아는 경제력만으로는 남아공에 뒤처지지 않지만, 극도의 정치 불안과 분쟁, 부정부패, 부의 양극화 현상 등으로 국가 이미지가 극악한 수준이다. 취약국가지수(이전 실패 국가지수) 세계 13위(높을수록 취약한 국가)로 북한보다 상위에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이와 같은 나이지리아 이미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취약국가지수. 순위가 높을수록 취약한 국가다. 나이지리아 13위, 북한 30위, 한국 156위.(자료=library.fundforpeace.org)

그럼에도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의 문화 콘텐츠는 높은 평판을 얻고 있다. 2016 MAMA뿐 아니라 역대 MAMA에서도 나이지리아 출신들이 수상자와 후보자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나이지리아의 인구분포를 통해 원인을 찾고자 한다.

나이지리아의 현재 인구는 1억 8000명으로 세계 7위에 해당한다. 또 인구성장률이 높으며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 곧 인도를 제치고 세계 3위의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높은 인구 분포는 독특한 ‘삼각형 인구피라미드’를 형성한다.

나이지리아 인구피라미드

물론 다른 개발도상국도 높은 출산율과 유아사망률로 인해 이 같은 인구피라미드를 형성한다. 개발수준이 높아질수록 한국처럼 중간이 두터운 ‘종 모형 인구피라미드’를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 음악시장은 대부분 1020세대에 의해 소비되고 생산된다. 이처럼 두터운 젊은 층 인구비율은 음악시장을 선도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인구수가 많다고 좋은 아티스트가 많이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인구수가 13억 명에 달하는 중국이 아시아 음악시장을 압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구수가 적은 한국과 일본의 아티스트들이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규모의 시상식을 진행할 경우 팬들은 당연히 자국의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질 것이다. 아시아에는 아시아를 통합하는 음악 시상식이 없다. 만약 아시아를 통합하는 국제규모 가요시상식이 진행된다면 중국의 아티스트들이 선방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즉, 한 국가 내의 시상식이 아닌, 여러 국가가 참가하는 국제 가요시상식에서는 인구수가 수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MAMA에서 나이지리아의 선방은 많은 인구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물론 전문가의 인구학적 관점이 들어간 해석은 아니다. 필자의 조사를 토대로 한 나름의 해석이므로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의 문화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의 여지는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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