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지난 8월2일 최종 선거유세에서 르완다애국전선(RPF)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출처=www.the-star.co.ke)

[뉴스인] 이세진 = 지난 8월 4일 열린 르완다 대선에서 폴 카가메 대통령이 98%의 득표율로 삼선에 성공했다. 지난 17년간 정권을 유지해 온 데 이어 앞으로 17년 간 정권을 연장하게 됐다.

얼마까지만 해도 르완다에서는 대통령 임기가 재선까지만 법적으로 인정되었으나 폴 카가메 정부는 헌법 개정을 통해 삼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기 집권과 언론 탄압 등을 두고 국제 사회는 독재 정치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르완다 국민은 이런 구설수에 오른 폴 카가메 정부를 지지하는 여론이 대세다. 이유는 무엇일까?

◇ 한국과 닮은 르완다

르완다 현 정부의 행보를 보면 박정희 정부 시절 경제성장에 집중하던 시기와 비슷하다. 한국전쟁 후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던 한국과 같이 르완다는 내전 이후 국가 여러 분야에서의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르완다는 폴 카가메(Paul Kagame) 정부 집권 이후 전략적이고 강력한 정부정책 덕분에 내수 경제 발전과 국민들의 학교 등록률 상승 등을 이루어냈다. 그래서 르완다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가장 주목 받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고 한국 정부도 관심을 보이며 많은 지원을 하고 있어 르완다를 아프리카 중점협력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강력한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 정책이 당시 한국과 굉장히 유사하다.

2006-2016년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르완다의 GDP 성장률 (출처=tradingeconomics.com, WORLD BANK)

◇ 르완다 정부의 반부패 정책

게다가 2017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연간보고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정부패가 없는 국가 50위에 르완다를 꼽았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는 1위 보츠와나, 2위 카보베르데(Cape Verde)에 이어 르완다가 3위에 오른 것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정부의 부패 문제로 인해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사실이기에 이번 르완다 정부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순위는 르완다의 국가발전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요소이다.

르완다 정부는 굿거버넌스와 부패에 대한 불관용이라는 태도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겠다고 하며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 안보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앞으로 더 나은 순위에 오르겠다는 자신감도 나타냈다. 부패와 싸우겠다는 정부의 굳은 결심을 보여주듯이 이후 2월에는 부패혐의로 고발된 200명의 경찰관을 해고하기도 했다.

르완다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반부패 캠페인 표지판. '르완다에 부패가 있을 자리는 없다'라고 적혀 있다. (출처=anticorrp.eu)

◇ 장기집권과 경제성장, 르완다 정부에 대한 두 가지 평가

얼마 전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2명의 르완다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길라와 조셉은 르완다 내전 당시와 그 이후 국민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는 한편 현 정부의 반부패 행보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르완다는 지금 외국인들이 밤에 맘 놓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아프리카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며 즐거워했다. 폴 카가메 정부가 내전으로 인해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정부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또 현 정부의 장기집권 문제를 비롯한 반민주주의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청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부패척결을 위한 노력과 국가 발전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장기 집권 체계의 한계가 발견될 수 있겠지만 ‘자국이 주도하는 발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긍정적이고 또 부정적인 두 가지 평가를 받고 있는 르완다 정부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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