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가나의 장례식 야외 광고판 (출처=ghanatravels.wordpress.com)

[뉴스인] 최재은 = 한국뿐 아니라 다른 많은 문화 속에서 ‘장례’라는 단어는 무언가 엄숙하고 애석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반면에 ‘파티’라는 단어의 느낌은 어떠한가. 단어 하나만으로도 머릿속에 생일 파티와 같이 신나고 즐거운 그림이 그려진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상반되는 이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장례 파티’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즐거운 장례식의 모습을 가나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 장례식=축제?!

가나의 장례식은 경건한 애도보다는 맛있는 음식과 음악, 춤이 가득한 축제의 모습이다. 사람이 죽으면 당연히 천국에 간다고 믿기에 장례식에서 즐겁게 고인의 삶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나에서는 장례식에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많은 돈을 쓰는데,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많은 부를 누린 사람일수록 장례식의 규모는 더 커지는데, 600달러에서 3000달러를 웃도는 장례식 야외 광고판을 세우기까지 한다. 한국과 똑같이 문상객들은 보통 검정색(혹은 빨간색이 섞인 검정색) 복장을 입지만 그들은 조용한 추모대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장례 축제를 즐긴다.

가나의 다양한 관 모양들 (출처=www.colormute.com)

◇ 가나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관

가나의 특이한 장례문화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관 모양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보통 고인이 가장 좋아하던 물건이나 고인의 직업을 나타내는 모양으로 관을 만든다. 콜라병 모양의 관부터 물고기, 비행기, 구두까지 다양한 모양의 관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가나 국민들이 이렇게 특별한 관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과 같이 특별한 모양이 없는 나무 관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나에서는 고인이 죽은 후 바로 장례식이 진행되지 않고 중요한 가족이나 지인이 모두 참석할 수 있도록 짧게는 며칠부터 길게는 몇 년까지도 시신을 병원 냉동실에 보관하며 기다리는데, 어떤 사람들은 좋은 관을 선물하기 위해 돈을 모으느라 장례식을 늦춘다는 이야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는 음식부터 음악을 연주할 밴드, 멋진 관, 시신 보관비용, 장례식 광고비까지 하면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간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장례 문화가 부를 과시하는 용도로 변질되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호화로운 장례식을 치르느라 빚을 지는 경우도 생긴다는데, 그들의 장례문화가 좋은 의미를 간직한 채 고인과 남은 가족 모두가 기쁘게 고인을 기념할 수 있는 장례 축제로 이어져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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