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아프리카 대륙과 미국(파란 부분)의 실제 크기 비교 (출처=thetruesize.com)

[뉴스인] 이호국 = 아프리카 날씨는 항상 무더운 것으로 여겨진다. 오죽하면 한여름 기온이 38~39도까지 치솟는 대구 날씨를 빗대어 ‘대프리카’라고 표현하겠는가. 그런데 과연 아프리카는 무덥기만 한 대륙일까?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대륙이다. 대략 미국이 3개 정도 들어가는데 그 날씨가 천편일률적으로 덥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넓은 대륙의 모든 국가와 도시, 지방까지 다 살펴볼 수는 없다. 따라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수도에서 최근 한 달 간 최고기온을 통해 아프리카가 정말 더운지 알아보자.

지구는 적도에 가까울수록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 더 많은 열을 받아들인다. 우리나라의 남쪽은 적도에 가까우므로 더 덥고 북쪽, 더 나아가 북한은 더 추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아프리카의 기후도 이와 비슷할까?

◇ 적도 부근 대도시

수도가 적도 근처에 있는 국가는 가봉(리브르빌), 우간다(캄팔라), 케냐(나이로비), 소말리아(모가디슈)이다. 각 도시에서 최근 30일 중 최고기온은 다음과 같다.

각 도시 인근 공항 데이터 (자료=www.wunderground.com)

생각보다 덥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인 대구를 예로 들어보자. 같은 기간 대구의 최고기온은 37도였고 심지어 평균기온은 27도였다. 대구가 아니라 비교적 서울과 가까운 인천도 같은 기간 최고기온 31도, 평균기온 28도를 기록했다. 즉, 아프리카 적도 부근 도시들은 우리나라 도시보다 덥지 않다.

그러면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어떨까. 적도에서 멀어지니 더 시원해지지 않을까?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의 같은 기간 최고기온은 25도를 기록했다. 심지어 평균기온은 11도로 더운 아프리카는커녕 오히려 쌀쌀하다.

물론 이 경우 남반구의 계절은 북반구와 반대임을 생각해야 한다. 케이프타운은 지금 겨울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케이프타운 기온은 연중 온난하며 딱히 덥지 않다. 여름(1~2월)에도 최고기온이 26도 정도다.

7월에 케이프타운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반소매보다는 패딩을 챙겨야 한다. (사진=openstreets.org.za/news)

남아공은 위도 –33도이다. 즉, 적도에서 33도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 있다. 그렇다면 북쪽으로 위도 33도에 해당하는 도시들도 이렇게 시원할까? 북아프리카 지역 여러 국가는 우리나라와 위도 차이가 크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국가들의 수도를 살펴보자.

(자료=www.wunderground.com)

이처럼 북아프리카는 오히려 적도 인근보다 훨씬 더운 편이다. 이제야 그나마 아프리카 기온으로 보인다. 이 도시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에 있어도 38도에서 28도까지 다양한 최고기온이 나타난다.

이러한 열 분포는 어째서 생겨났을까. 왜 적도에서 같은 거리만큼 떨어졌는데도 북쪽은 덥고 남쪽은 그렇지 않을까. 열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시각 기준 2017년 7월 19일 오후 3시 28분의 아프리카 기온 (출처=www.wunderground.com)

열 사진은 한국시각 기준 오후 3시 28분의 실시간 기온 사진이다. 아프리카 현지 시각으로 보면 대략 7시 30분~9시 30분 아침시간대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대체로 붉은색으로 표시된 고온이 많다. 굉장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중동지역을 포함해 기온이 높은 북아프리카 지역 대부분이 사막지형이다.

상대적으로 초원이 많은 중앙아프리카 지역과 남아프리카 지역은 온도가 낮은 편이다. 단순히 위도상 효과뿐 아니라 지역적 차이가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프리카는 광활한 대륙이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바나, 사막, 열대, 아열대 기후뿐만 아니라 고원, 초원 심지어 지중해와 해양성 기후까지 다양하게 공존한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겪어온 기후가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쉽게 ‘더운 나라 사람’으로 일반화된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을 한국에서 만났다면 "한국의 여름은 너희 나라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라고 말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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