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콩고민주공화국 장관과 포럼 후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이세진)

[뉴스인] 이세진 = 어렸을 적 텔레비전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하는 광고방송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보았던 것이 떠오른다. 도움을 줘야 하는 가난하고 열악한 나라가 아프리카의 첫 이미지였다. 대학을 결정할 시기가 되었을 때 과거 유럽국가 식민지배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프랑스어문학과에 진학하였다.

전공과목 강의에서 지나치듯 프랑코폰(francophones) 아프리카에 대해 듣고, 프랑스 라디오 방송의 국제채널에서 나오는 내전과 테러 소식을 듣는 것으로는 너무나 부분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국제학부에서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블러드 다이아몬드, 국제사에서 주의 깊게 기억하고 있는 여러 내전과 분쟁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던 아프리카를 방문하기 위해 여러 기회들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아직도 방문하지 못한 채 아프리카 출신 친구들과 짧고 아쉬운 만남들만 간직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교육부 장관과 대표단들과 함께 사진을 남겼다. (사진=이세진)

◇ 콩고민주공화국과 두 번의 만남

몇 년 전 유네스코 주최의 개발협력 포럼에서 통역을 맡았던 콩고민주공화국 교육부 장관은 깔끔한 외모에 멋진 프랑스어 실력으로 국제회의 석상에서 토론을 했다. 콩고민주공화국 교육상황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근심 어린 표정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대답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국의 전자기기를 보기 위해 함께 찾아간 전자상가에서 무전기, 스피커, 스마트폰 등을 구경하다가 장관이 정말 획기적이라고 좋아했던 것은 전자모기채였다. 모기가 극성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매장에 남아있던 5개를 모두 구매했다. 그리고 며칠간 고생했다고 몰래 사두었다가 선물로 주셨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보면서 한국인과 비슷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 국적의 친구 퍼시픽 (사진=Pacific)

얼마 전 지인과 참석했던 모임에서 만난 또 다른 콩고민주공화국 친구는 28살의 건축학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이었다. 피아노와 기타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한국에 온지 몇 년 안 됐는데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경로로 한국에서 석사학위를 밟고 있는지 묻지 않았지만 교육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몇 년 전 만났던 장관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친구가 타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열정이 자국에 돌아가서 수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기술로 남기를 바라게 되었다.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퍼시픽(Pacific) (사진=Pacific)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기에 이 두 번의 만남으로는 그 나라를 너무나 부분적으로 이해했을 뿐이다. 그 큰 아프리카 대륙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하니 꼭 방문해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도약이 기대된다. 이미 시작된 발전의 물결을 타고, 특별히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인 교육협력을 통해 그들이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되길 꿈꾸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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