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졸리(Jollie)라는 이름의 바·클럽으로 스탠딩 테이블, 좌식 테이블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사진=박수정)

[뉴스인] 박수정 = 현장 업무를 위해 출장 혹은 파견을 가게 되면 귀에 딱지가 붙도록 듣는 말 중 하나가 “아프리카 치안이 위험하니까, 해가 지면 절대 밖으로 돌아다니지 마!”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아주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해보기도 한다. “그럼 그 나라에는 저녁에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나? 한국처럼 친구들끼리 술 마시며 춤을 출 수 있는 문화는 없는 걸까?”

넘치는 흥을 풀 곳이 없을 것만 같았던 나의 어린 걱정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싹 해결되었다.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춤추며 노래하는 것을 엄청 사랑하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밤 문화가 없을 리가 없었다. 개인적인 경험과 현지인들을 통해 접하는 각종 정보를 한데 섞어 아디스아바바의 ‘핫(HOT)해하태’한 클럽 몇 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졸리(Jollie)는 아랏 킬로(Arat Kilo) 지역에 위치해 있다. 클럽 바로 맞은편엔 아디스아바바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의 노란 건물이 세워져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나눠져 있고 늦은 밤 12시쯤에나 가야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 종종 사람이 없는 졸리를 조용히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칵테일을 즐기러 이른 저녁에 가기도 한다.

흡연석이기도 한 야외 테라스 쪽에는 큰 스크린도 마련되어 있고 종종 스포츠 경기를 틀어주기도 한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어 있어 홍보도 많이 하고 종종 콘셉트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때에 따라 드레스 코드가 있어 운동화(스니커즈 종류)를 신으면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새벽 4시에 영업이 종료된다.

일루전(Illusion)은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이지만 여전히 인기가 많다. (사진=박수정)

아직 주소 시스템이 정확하지 못한 아디스아바바에서 일루전(Illusion)으로 어떻게 가야할 지 모른다면 ‘앰배서더(Ambassador)’로 가달라고 하자. 일루전은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 중 하나로 아직까지도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새벽 6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다른 클럽에서 놀던 친구들이 가장 마지막에 한 번 더 밤을 불태우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대개 주말 밤문화 코스로 저녁을 든든히 먹고 바에서 가볍게 한잔 한 후, 졸리나 다른 클럽에서 놀다가 새벽 3~4시가 넘으면 일루전에 다들 집합한다. 여러 DJ들이 돌아가면서 음악을 준비하기 때문에 시간대별 다른 음악들을 즐길 수 있다.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구역은 VIP 구역으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다른 클럽과 다르게 입장료가 있다.

쉐라톤호텔 내부에서 찍은 전경으로 큰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한다. (사진=박수정)

가스 라이트(Gas Light)는 쉐라톤 호텔 안에 위치한 클럽이다. 처음 아디스아바바의 쉐라톤 호텔을 봤을 땐 대통령 궁(Presidential Residence)이라고 착각할 만큼 크고 아름다웠다. 보안도 여러 차례 거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택시는 호텔 안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간다면 호텔 정문에서 내려서 안까지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클럽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 종종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2개의 층으로 되어 규모로는 꽤나 큰 클럽이지만 사람이 많아서 넓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쉐라톤호텔 클럽 가스 라이트(Gas Light)는 2층으로 되어 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스테이지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사진=박수정)

쉐라톤 호텔 안에는 오피스 바(Office Bar)라는 곳도 있다. 별개의 건물이라 들어가는 입구가 다르다. 오피스 바는 야외에 위치하고 있어 아디스아바바의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즐길 수 있다. 날짜와 시간을 맞춰 가면 다양한 라이브 음악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맛있는 핑거 푸드 메뉴가 있어 안주가 필요한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현지인들은 ‘O, Canada!’라는 클럽을 ‘오, 카나다’라고 발음한다. 낮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로 커피와 샐러드, 파스타, 피자 등을 즐길 수 있다. 밤에는 힙합 음악이 주를 이루는 클럽으로 바뀌는데 레스토랑이 함께 있기 때문에 밤새 즐기다가 출출해지면 바로 피자를 주문해서 배를 채우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핫’했던 예전의 명성을 요새는 조금 잃어가고, 나이대가 점점 어려지는 ‘teenagers’ club’이라 평하기도 한다.

이 클럽이 위치한 지역에는 작은 로컬 바(Bar)가 길목마다 있어 다양한 재미를 볼 수 있다. 또 바로 근처엔 새벽부터 아침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이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호텔이 많은 지역과 가까이 있어서 외국인 이용객 비율도 높은 편이다. 클럽 안에서 흡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에게는 실내 공기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클럽들에 비해 화장실이 깔끔하지 못한 편이다.

다음 편에서는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한창 뜨고 있는 바와 라운지들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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