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2022.02.23 / 사진=[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2022.02.23 /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인] 김태엽 기자 =법원행정처는 26일 출입기자단으로부터 조재연(66·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의 '그분'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자료 제출 요청을 접수했다.

김만배씨가 정영학 회계사와 나눈 대화에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에 조 대법관 딸이 살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로, 기자단은 조 대법관 딸이 현재 거주지에 실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들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조 대법관이 요청 받은 자료는 ▲조 대법관 본인과 배우자, 첫째·둘째 딸(이하 딸들)의 주민등록초본(과거 주소변동 사항 포함) ▲본인과 배우자, 딸들의 세금납부 내역(납부한 관할세무서 기재 - 최근 10년) ▲본인과 배우자, 딸들의 부동산 보유현황(최근 10년) ▲딸들이 거주 중인 주택의 등기부등본 ▲딸들이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한 확정일자 부여현황 ▲딸들이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한 임대차 정보 ▲딸들의 거주기간 관리비 납부 내역 ▲딸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지역 등이다.

조 대법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저나 저의 가족, 하다못해 친인척 등에서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 등본 등 필요한 자료는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 요청하면 즉시 응하겠다"며 "(언론의 공개 요청에도)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요청받은 자료는 조 대법관 자신과 딸을 비롯한 가족이 김씨 등 대장동 의혹 관련 인물들과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것들이다.
      
조 대법관은 세 딸과 함께 30년 가까이 현재 거주지에서 살았으며, 첫째 딸은 지난 2016년 결혼해 따로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둘째 딸은 지난해 혼인으로 경기 용인시 죽전동에 살고 있으며, 막내 딸은 여전히 함께 거주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외에 조 대법관이 김씨를 비롯한 대장동 의혹 인물들과 연결고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외부인이 그를 만나기 위해 대법원을 방문한 기록에 관한 요청도 있었다.

그는 "보관 중인 기자 명함이 수십장인데 김씨의 명함은 없다. (그가 소속됐던 언론사) 다른 기자들과도 어떠한 접촉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은수미 성남시장의 재판에 관한 내부 회의 자료 등도 요청됐다.

김씨가 이 후보의 상고심 사건 선고를 앞두고 권순일 전 대법관을 만나기 위해 대법원을 5차례 방문했다는 기록이 공개된 바 있다. 녹취록에선 김씨가 은 시장의 재판에 관해 언급하는 대목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대법관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으로 재판에 관여하지 않아 해당 의혹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법원행정처도 재판 관련 내부 자료는 법원조직법상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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