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는 활을 잘 쏘고 말을 잘 타기로 정평이 난 무인이었다.

특히 용비어천가에는 태조의 말 타는 기술을 찬양한 부분이 여러 번 나오는데, 마치 영화에 나올법한 신기에 가까운 승마술이다.

승마천재 이성계의 말 타는 법을 살펴봤다.

용비어천가 31장에는 사냥이야기가 나온다. 태조가 젊어서 말을 타고 사냥을 하는데, 돼지를 쫓아가다가 절벽을 만나 급히 말 뒤로 점프해서 내렸다. 돼지와 말은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31장에 절벽 액션은 한 번 더 나온다. 노루사냥을 하다가 절벽에 다다랐는데, 급히 말을 돌려세우니 절벽에서 겨우 몇 발자국 앞이었다. 태조가 잘난 척하며 말하길, '내가 아니면 멈출 수 없느니라'.

34장은 마사회 승마단의 허준성 선수도 울고 갈 장애물 비월실력을 보여준다. 태조가 홍건적과 싸울 때, 적에게 포위되어 급박한 상황에 처했다.

태조는 앞을 가로 막은 적병 칠팔 명을 베어버리고 급히 말을 달려 성벽을 훌쩍 뛰어 넘었다. 말은 조금도 실족하지 않고 멀쩡했다.

35장은 중국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태조가 원나라 나하추와 일전을 벌일 때였다. 말을 타고 세 명의 적장에게 쫓기던 태조는 급히 말고삐를 잡았다.

세 명의 적장은 관성의 법칙으로 멈추지 못하고 태조의 앞으로 그대로 달려 나가고, 태조는 뒤에서 활을 쏘아 그들을 떨어뜨렸다.

86장은 말 타기 액션영화의 전형이다. 태조가 어릴 때 말을 타고 사슴을 추격하는데, 사슴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나무 밑으로 빠져나갔다.

태조는 말 잔등 위에서 점프한 뒤에 나무 밑으로 달려 나온 말 위에 다시 올라탔다. 사슴은 태조의 묘기에 감탄하다가 그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

용비어천가는 세종대왕이 선조를 미화하기 위해 지은 노래다. 따라서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다양한 역사적 기록이 태조 이성계의 승마실력을 말해주고 있다.

<자료=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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