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AP/뉴시스】서유정 기자 = 생사가 달린 문제에 있어 미국인들 중 절반 이상은 신의 막강한 힘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1000명의 미국인들과 774명의 의사 및 간호사 등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인들의 57%는 의학적으로 소생 불가능한 판정을 받은 환자라 하더라고 신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기적을 기다리는 환자 가족 및 관계자들을 위해 의사들은 신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지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4분의 3 가량은 "환자가 의사에게 신의 개입을 위한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에게 '만약 당신의 가족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거나 부상을 입었을 경우 신의 기적을 믿는가'에는 20% 가량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암 등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둔 경우 외에 불의의 사고로 급작스럽게 죽음을 감수해야 하는 환자를 둔 경우를 설정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하트 포드 병원의 쇼크성 장애 전문가인 렌월스 제이콥스 박사는 "환자 가족들 중 종종 신이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콥스 박사는 "환자 가족들의 이러한 희망이 무의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이를 존중해야 하며 가족들에게 엑스레이 등 의학적 증거 자료를 제시해 환자가 소생 가능성이 없음을 믿게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소생할 수 없는 환자들을 상대로 의료진이 치료를 중단했을 때 환자 가족들은 병원을 대상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의미없는 것"이라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환자 가족의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환자가 이미 의학적으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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