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호주 법원에 따르면 연방대법원(브루스 랜더 대법관)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인한 혐의로 기소된 프레드릭 토벤(65)에게 징역 3개월의 판결을 내렸다.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도리어 피해자인 유대인들을 몰아세운 피고인에게 호주 법원이 징역형으로 엄단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대법원은 이날 불법 저작물의 웹 게시 등 24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2002년 지방법원의 원심 판결을 인용, 이같이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론권 등 피고인의 권리 보장 차원에서 2주 간 법정구속은 않기로 했다.
토벤은 판결 직후 "언론·출판의 자유에 재갈을 물린 판결"이라며 "진정한 자유를 위해 육신의 평안함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반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토벤은 반(反) 셈족주의 간행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게재한 혐의로 수사당국에 의해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가스실이 실존했는지에 의문을 품는 것을 비롯해 홀로코스트가 실재하지 않은 가공물이라는 논조의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토벤은 지난해 독일의 형사소추를 간신히 모면하기도 했다.
독일은 영장을 발부, 검거에 나섰고 그가 영국에서 체포된 사실을 접하고 신병을 넘겨줄 것을 영국 정부에 요청했지만 영국 법원은 인도를 불허했다.
이 보다 앞서 토벤은 1999년 독일을 여행하다 붙잡혀 만하임 법원으로부터 홀로코스트 부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7개월 간 복역한 적이 있다.
또 2차 대전 당시 인종학살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 "아우슈비츠는 매우 작아 고작 2007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했다가 싸늘한 반응을 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10만~150만명의 유대인들이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가스실에서 몰살당하는 등 600만명 안팎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재(在) 호주 유대인협회의 제레미 존스 회장은 "인종과 민족을 잣대로 인신공격과 모욕을 할 권리가 어디에도 없음을 확인해 준 판결"이라고 ABC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