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남진 기자 = 영국의 젊은층이 28년 만에 최악의 '실업(失業) 대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13일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의 1분기 신규 실업자 수는 24만4000명으로 1981년 이후 최대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18~24세 젊은층 6명 가운데 1명 꼴로 직장이 없는 것으로 추산돼 지난 1997년 5월 노동당 정부가 집권한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전체 실업률은 7.1%로 노동당이 집권한 시점인 1997년 5~7월 3개월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1996년 기록했던 전고점(前高點)인 실업자 수 221만5000명은 내년 1분기(300만 명 추정)에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대에 기록한 사상최고치도 넘을 공산이 커졌다.

토니 맥널티 영국 고용부 장관은 "영국의 고용지표가 아주 좋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영국에서 ▲ 브리티시텔레콤(BT)이 1만여 명 ▲ 영국제철(Corus) 3500명 ▲ 버진미디어 2200명 ▲ 마크스&스펜서 1000명 ▲ 바클레이즈 2100명 ▲ 파산한 울워스 2만9000명 등에 대한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하거나 실행한 바 있다.

1년 동안 1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부문에서는 단기 고용이 이미 보편화됐다. 특히 실업난의 타격이 가장 심한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에선 실업률이 10%에 육박한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1980~1990년대 야당 시절 젊은 층의 실업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어필했으며, 총리에 오른 이후에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영국은 젊은 층 실업률을 개선하기 위한 지난 10년 간의 노력이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갈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젊은 층(25세 미만)의 실업자 수는 67만6000명(16.1%)으로 1990년대 중반의 수준까지 회귀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3분의 1 가깝게 불어난 셈이다. 또 6개월 동안 직장이 없었던 젊은이는 22만7000명으로 실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이전의 경기침체 사례에 미뤄보아 또 다른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탄식도 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의 존 필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젊은 층의 실업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올 여름과 가을에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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