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으로 휴가 못 쓰는 근무자 수두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홍희덕 국회의원(민주노동당)이 지난 12일 주최한 '간호사 인력 노동조건 한일비교 토론회'에서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한국 간호사 노동조건과 인력투쟁의 과제' 발표를 통해 "정규직 임금이 비정규직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3월3일~4월15일 노조 산하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총 1만7041개 의료기관의 노동조건을 조사한 결과 정규직은 3565만 원이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2100~2500만 원대였다.
이 단장은 "평균노동시간 역시 최근 4~5년 간 45시간 내외로 고착화돼, 주 5일제를 고려하면 각 사업장 별로 노동시간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부서 인력이 적정하다는 비중은 약 31.5%인 66.5%가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업무 때문에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73.7%나 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인력부족으로 휴가를 제대로 못 쓰거나 휴가를 위해 근무인력을 줄이고 있다는 답변했다. 심지어 인력 부족이 너무 심해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29%에 육박했다.
그는 "인력 부족으로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피로도를 높이거나 휴가를 위해 휴가를 위해 근무인력을 줄임으로써 노동 강도를 높이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동간호사 1명이 책임지는 환자 수도 천차만별이다. 지방중소병원은 50명, 모 유명의료원은 9~10명이고 임금격차도 대형병원은 3000만 원에 육박하지만 중소병원은 1000만 원 전후도 있다.
그는 "병원 사용자들이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한 많은 노동을 시켜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병원은 환자들에게 도에 넘칠 정도로 친절하지만 정작 궁금한 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인력 확보투쟁 1단계로 전문가와 함께 대규모 인력연구 프로젝트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며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운동과 맞물려 병원 인력부족문제를 쟁점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토론회를 통해 △정부 또는 국회 주도 하에 '보건의료산업에서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 함께 논의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서울과 지방의 고른 인력 배치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 공동 인력 T/F' 설치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