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에딘버러에 살면 불꽃놀이 하는 폭죽 소리를 참 많이 들을 수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좀 과장해서 시도 때도 없이 하는 것 같다. 한국 같으면 정말 특별한 날에 하는 축제인데 이곳은 얼마나 자주 하는지 수시로 폭죽 소리가 난다. 봄이면 봄이라고 폭죽을 터뜨리고, 여름이면 에딘버러 축제를 알리는 폭죽을 터트리고, 10월 31일은 할로윈 데이라고 불꽃놀이를 하고, 11월 5일이면 ‘가이 폭스 데이’ 라고 불꽃놀이를 하며, 연말이면 송구영신이라고 또 불꽃 축제를 한다.

오늘은 가이 폭스 데이(Guy Fawkes Day) 혹은 본 파이어 나이트(bonfire night)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오늘이 마침 11월 5일 ‘가이 폭스 데이’로 밤새 폭죽 소리가 요란하다. 젊은 친구들이 거리로 나와 모닥불을 밝히고 프레이드를 하면서 ‘가이 폭스데이’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이 날은 영국에서 시작된 주요 축제 중 하나로 매년 11월 5일에 열리며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모닥불 밤을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서서 거리로 나온다. 이 축제는 가을의 끝자락이기도 하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주요 하이라이트는 몰드 오인, 모닥불, 퍼레이드, 불꽃놀이, 가이 폭스 인형 불태우기 등이다. 이날의 유래는 악명 높은 화약 암살 음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 역사는 1605년 11월 5일 화약 음모의 일원인 '가이 폭스'가 상원 의원 건물 아래에 배치한 폭발물을 지키다가 체포된 사건이다. 이 사실이 발각되어 왕 제임스 1세가 화약 암살 음모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은 런던 전역에서 모닥불을 피우면서 매년 감사의 날이 시행되었다.

이후 화약 반역의 날(Gunpowder Reason Day)은 몇 십 년 안에 영국의 주요 기념일이 되었지만 강한 개신교 적 함축을 전달하면서 반 가톨릭 정서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청교도들은 교황의 잘못에 대해 설교했고, 점점 더 소란스러운 축하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일반 민중들은 교황과 같은 대중적 증오 인물의 인형을 만들어 불태웠다. 18세기 말에 아이들은 집에서 만든 남자들(인형)을 거리에 가지고 나와 동전을 달라고 (Penny for Guy)  가이 폭스의 인형으로 돈을 구걸하는 아이들에 대한 보고가 나왔고다. 19세기에 점점 더 폭력적인 계급 기반 대결의 현장이었으며, 원래의 초점이 많이 변질하였지만, 오늘날 가이 폭스의 밤은 모닥불과 화려한 불꽃놀이를 중심으로 대규모 조직된 행사로 열린다.

가이 폭스는(Guy Fawkes, 1570년 4월 13일 - 1606년 1월 31일) 잉글랜드 가톨릭 신자로서 1605년 화약 음모 사건에 가담한 인물로 요크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폭스가 8 세 때 사망하였으며 어머니는 성공회를 완강히 거부하는 가톨릭 신자와 재혼했다. 폭스 역시 가톨릭으로 개종하였으며 로버트와 토머스 윈터 형제를 만나 음모에 가담하게 되었다.

윈터 형제는 폭스를 로버트 캐츠비에게 소개하였다. 캐츠비는 당시 잉글랜드의 국왕이던 제임스 1세를 암살하고 가톨릭 왕을 세우려고 모의하고 있었다. 이들은 함께 음모를 꾸며 잉글랜드 상원 의회의 지하실에 화약을 쌓은 뒤 폭파하기로 하였다. 화약 운반은 폭스가 담당하였다. 그러나 이들이 꾸민 음모는 익명의 투서에 의해 밀고되었다. 당국은 웨스트민스터 의 지하를 수색하다가 쌓아 놓은 화약을 지키고 있던 폭스를 체포하였다. 1605년 11월 5일 체포된 폭스는 런던탑에 수감되어 고문을 받았고 1606년 1월 31일 교수척장분지형에 처해졌다.

화약 음모 사건의 공모자는 모두 13명이었고 가이 폭스는 그 중 한 명일 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약 음모 사건의 대표 인물로 인식되었다. 이후11월 5일을 가이 폭스의 밤으로 부르며 모닥불 놀이를 하는 전통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역사 이야기를 하자면 이 당시에 엘리자베스1세가 결혼을 하지 않고 후사가 없이 사망하면서 친족인 스코틀랜드 왕인 제임스 6세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통치하는 제임스 1세로 등극하면서 이에 대항하여 음모가 일어나게 되었다. 영국 성공회 교회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과 제임스 1세는 개신교였으며 가이 폭스는 가톨릭 신자로서 종교적인 이유로 상원의원 건물을 폭파하려는 음모에 가담한 한 인물이다. 2003년 웨일스 대학의 폭발 연구 센터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폭스가 화약통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면 국회 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완전히 파괴되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중문화 속의 가이 폭스로 2006년에 개봉된 영화 "V for Vendetta"에 등장한 정치 자경단원 "V"의 캐릭터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11월 5일국회 의사당을 폭파할 계획이며,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도시를 배회한다.

우리가 아는 ‘Guy’가 'Guy Fawkes'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밤새 폭죽 소리가 들려서 아침에 어떤 뉴스가 있을까 하고 BBC뉴스를 틀었다. 밤새 터진 폭죽 이야기는 한 줄도 없다. 휴스턴에서 공연 중에 사망한 사람들 이야기와 글래스코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기사 뿐이다. 그래서 데일리 텔레그래프 뉴스를 찾아봤다. 여기에서는 어젯밤 런던에서 시위대가 거대한 보리스 존슨 인형을 불태우고 경찰을 향해 폭죽을 발사해 경찰관 8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기사와 이날 밤 런던 중심부의 의회 광장에서 수백 명의 반체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메트로 경찰은 12명을 체포했으며 웨스트민스터 전역의 여러 지역에 해산 명령이 내려졌다는 기사가 있었다.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 행사가 시위, 부상, 대립, 충돌로 점철 되어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변질되고 사람들의 마음이 강팍해 지는 것 같다.

'가이 폭스의 날'의 유래가 음모와 암살과 대립이었다면 이제 화합과 평화의 축제가 되어 겨울을 알리는 시작의 기점으로, 추위를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축제의 장으로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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