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인] 김기현 기자 =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최영태)은 침입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의 성충에서 기생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여기서 기생자란 다른 생물에 붙어서 영양소를 섭취하며 사는 생물을 일컫는다.
침입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지난 03년 부산에서 첫 유입 사례가 보고된 이후로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퍼졌으며 19년에는 환경부 생태계교란 생물로도 지정되었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주로 사냥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관련 산업의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생태적, 공중 보건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방제를 위한 연구가 시급한 종이다.
그 동안 등검은말벌의 생물학적 방제를 위한 노력을 통해 19년에 토착천적인 '은무늬줄명나방', 20년에는 포식천적 '멸종위기종 담비'를 발견한 바 있으며 올해는 2종의 부채벌레가 등검은말벌에 기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립수목원은 조사 과정 도중 등검은말벌의 복부에 기생하고 있는 부채벌레류를 확인했으며 확인을 통해 말벌부채벌레와 큰턱말벌부채벌레 2종임을 최종적으로 밝혀냈다. 특히 말벌부채벌레에 기생당한 일벌의 경우 사냥 및 둥지 건설 같은 본연의 임무를 거의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벌집의 확장을 저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말벌이 초기 단계의 군체에서 세력을 확장시키는데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경북대학교 최문보 교수는 "국내 토착 말벌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등검은말벌이 최초 침입지역인 부산지방에서는 우점종이 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므로 등검은말벌의 방제를 위한 천적 탐색 등의 기초연구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 김일권 연구사는 "등검은말벌 기생자의 발견은 국내 자생생물들의 외래종에 대한 적응을 보여주는 듯하다"며 "특히 이번에 확인된 기생자를 활용하면 등검은말벌의 세력확장을 저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확인되었지만 아직 이들의 정확한 생태적 특성 연구가 미비하여 추후 숙주나 말벌 군체에 미치는 영향 등 기생자로서의 가치를 알기 위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