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인] 이인권 =중국의 노자 도덕경(道德經)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최상의 방법은 물처럼 살아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상선’(上善)이란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생활방법을 가리킨다. 바로 그 지혜를 물에서 배우라고 한 것이다.

물에서 배워야 할 만한 요소는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물은 지극히 유연하다는 점이다. 물은 어느 모양의 그릇에 담더라도 그 속에 담겨진다. 물은 그릇에 맞추어 담겨지는 것이지 조금도 그릇의 상태에 거역을 하는 법이 없다.

둘째, 물은 반드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말하자면 물은 스스로를 높이려 하지 않고 낮은 곳으로만 흘러간다. 여기에서 우리는 겸허함을 배울 수 있다. 결코 자신을 과시하려 들지 않는다.

셋째, 그렇지만 물은 내면에 엄청난 에너지를 비장하고 있다. 물이 급류를 이루면 아무리 크고 강한 바위라도 밀쳐내 버리고 뚫어버리기까지 한다. 이처럼 물은 유연성과 겸허함, 그리고 막강한 힘 등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물의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터득하여 간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에서 우수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이 성공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무엇입니까?” 이에 무려 93퍼센트의 경영자들이 성공요인을 능력이나 기회나 운(運)이 아닌 ‘매너’를 꼽았다.

미국의 경영자들이 성공의 비결로 제시한 매너는 노자가 ‘물처럼 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매너를 ‘삶을 멋지고 성공적으로 영위할 줄 아는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아마 물의 속성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고 매너를 중시하는 사회문화체계가 된다면 세상은 살맛나고 온기가 넘쳐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갈수록 거칠어지고 이기주의적이게 되면서 점점 사회공동체정신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겸손’과 ‘온유’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성경에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요”라는 구절이 있다. 온유함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온유하다는 것이 나약함이나 연약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물의 속성처럼 온유함에는 강인함이 스며들어 있지만 그것으로 남을 지배하거나 폐해를 끼치는 일이 없다. 또한 온유함에는 창의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원칙을 따르는 합리적인 방향성이 깃들여 있다. 이것은 달리 매너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것은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긴장의 세태가 되어버린 탓이다. 그래서 오로지 강인함과 오만과 권위만이 난무하게 된다.

이제는 작은 것에서 만족을 느끼며 작은 것부터 남을 배려하며 이해하는, 곧 겸손과 온유함이 미덕이 되는 사회풍토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가 보다 평화스럽고 안정된 선진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실제 그런 사회의 기반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물질적인 욕구가 충족되더라도 현대인들은 정신이 공허하고 정서는 메말라진다. 강퍅한 경쟁의 도가니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요즘 힐링이 화두가 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현상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인간정신의 회복이 절박하다는 반증이며, 이에 대한 범사회적 인식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진정 정신적 양식이 갈급한 요즘 사회에 물 같은 속성의 가치를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는 문화커뮤니케이터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역임과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석세스 패러다임>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 14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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