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부터 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는 언론사 취재기자들과 검찰 출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내심 말을 아끼고 있는 지역 주민들 간 첨예한 긴박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을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언론의 인터뷰를 피하는 등 이른바 '대인 기피증'에 시달리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봉하 안내소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다수의 주민들이 언론(대인) 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소환 등과 함께 발생한 봉화마을 주민들의 대인 기피증에 대해 알아본다.

◇대인기피증 '일본 모리타 주장'

대인 기피증 혹은 대인공포증은 지난 1920년경 일본의 모리타가 주장하면서부터 많이 쓰인 용어다.

자신의 눈빛이나 인상 등에 결함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에 두려움을 보이는 증후군이다.

많은 임상 연구가들은 사회공포증 환자들이 분명하고 실질적인 사회적 기능저하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부정적 평가 두려워해

사회공포증과 지나친 수줍음 모두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박동이 증가하며 땀을 흘리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회공포증은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고 불안, 불편을 느끼는 사회적 상황을 계속 피한다.

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며 명확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들 반응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이밖에 주관적, 강박적 생각들이 불안을 점점 증가시켜 결국 사회적 기능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신체적 증상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손이나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붉어진다.

또 땀이 나고 어지러우며 만성적으로 근육이 긴장되는 등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행동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몸이 얼어붙고 말도 나오지 않으며 추진 중인 일에 대해서도 잊어버린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남의 눈치를 살피며 부자연스러운 표정 짓기, 말 더듬기, 엉뚱한 말하기 등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

특히 상황이 지나가도 향후 유사 상황에 놓일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대인 공포증 원인

환경적 원인들을 살펴보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어렸을 때 남들 앞에서 큰 망신이나 무안을 당했던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에 의해 항상 남을 의식하도록 엄격히 교육받은 사람이나 매사완벽하게 행동해야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교육받은 사람에게서 빈번히 나타난다.

이와 함께 부모들이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해하고 회피하는 행동을 보일 경우 자식들 역시 간접적으로 사회 불안을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 현상

적면공포는 남들 앞에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연단공포 ·무대공포는 발표, 브리핑, 인사말, 노래 부르기 등을 두려워한다.

또 쓰기공포는 남이 지켜볼 때 불안해져서 글을 쓰지 못하며, 표정공포는 자신의 표정이 어색해지거나 굳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와 함께 시선공포는 정면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거나 자기 시선으로 상대방에 불편해지고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밖에 떨림 공포의 경우 손이나, 입술, 목 등이 떨리는 것을 두려워 한다.

◇10대에서 20대 초반 발병

대개 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에 발병을 하며, 증상이 악화되면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돼 사회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만성적으로 진행돼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고 불안을 줄이려고 술에 의존하다가 알콜 중독(의존)에 빠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회공포증의 발병연령이 사춘기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신경정신과 전문의 등은 "대인기피증, 후유증은 인생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 "특히 사회공포증이 있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적절히 적응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