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서유정 기자 = 덴버에서 이뤄진 3명의 심장 정지 사망 유아들에 대한 유아 심장이식 사례가 14일 한 의학 잡지에 실리면서 환자의 사망 선고 시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덴버에서는 2004년과 2007년에 걸쳐 3명의 유아에 대한 심장이식이 이뤄졌으며 장기 수혜자들은 모두 뇌에 산소 부족 등으로 생명 연장에 어려움을 겪어 호흡기에 의지하던 삶을 포기한 3명의 유아 장기 기증 환자로부터 심장을 받았다.

이 유아들은 일반적으로 장기 기증을 하는 뇌사 판정자처럼 뇌의 활동이 정지된 것은 아니나 심장의 정지로 인해 사망 선고를 받은 경우다.

이 3명의 유아들에 관한 심장이식 수술 사례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리면서 많은 의학전문가들과 윤리학자들은 언제 어떻게 의사들이 환자의 죽음을 선언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수십년 동안 의사들은 장기 기증자의 장기 제거는 기증자의 뇌 활동이 완전히 멈췄을때 즉, 뇌사 상태에 이르렀을 때에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덴버에서 심장을 이식한 3명의 유아는 뇌의 기능은 살아 있었다.

유아의 가족들은 살 수 있는 희망이 없는 아이들을 편하게 보내기 위해 호흡 장치를 떼는데 동의했고 이후 이 유아들의 심장은 곧 멈췄다. 심장 박동이 멈춘 후 수분이 지나 해당 병원 의사들은 유아의 몸에서 심장을 떼어냈다.

유아 3명의 심장을 이식 받은 아이들은 건강한 새로운 삶을 얻었다.

덴버 아동 병원의 마크 부켁 박사는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에는 의사로서 항상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의사들의 현실을 토로했다.

마크 박사는 "장기 기증을 원하는 이들은 항상 새로운 기증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우리 곁에는 항상 죽어가는 자신들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기증자를 갈구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이들이 원하는 바를 다 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심장 정지를 통해 환자의 죽음을 선언하고 사망자의 장기를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은 많은 장기 기증 센터와 연방 정부의 지지를 받아왔고 이에 따라 심장 정지 등으로 사망한 환자의 장기 기증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심장 정지로 인한 장기 기증 사안은 합법적, 윤리적인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심장 정지로 인한 장기 기증이 아동들과 연관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심장 정지로 사망한 환자들 793명에 의한 장기 기증이 이뤄졌으며 이는 장기 기증자의 10%를 차지하는 수다.

한편 심장 정지로 사망한 환자들은 대부분 산소 부족 등의 문제를 이유로 심장 기증을 하지 않는다. 뇌사 판정자들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이유로 장기 제거가 이뤄질때까지 호흡기를 달고 있다.

이에 윤리학자들은 심장 정지 후 심장 이식술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심장 정지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심장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심장 정지 후 심장을 제거하는 것에 대해 의학계는 5분의 시한을 제안하고 또 다른 전문가들은 2분을 제안하기도 하며 윤리학자들은 75초를 제안하고 있기도 한다.

이번 의학저널에 실린 덴버의 심장이식 사례 경우 3명의 유아 사망자들은 모두 태어났을 당시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생명 연장에 어려움을 겪었고 호흡기에 의지하던 삶을 태어난 지 4일 만에 포기했다.

이들의 심장 이식술 첫번째 사례에서 의사들은 심장 정지 후 심장 제거까지 3분을 기다렸고 그 외 2번의 사례에서는 심장 제거까지의 시간을 75초로 단축시켰다.

유아 3명의 심장은 신생아 중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이식됐으며 3명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마크 박사는 "뇌사 판정자의 심장을 기증 받은 이들과 심장 정지자들의 심장을 이식 받은 이들 사이의 차이를 우리는 알 수 없다"면서 심장 정지 기증자들과 뇌사 판정자의 장기 기증에 대한 논란을 일축시켰다.

그러나 뇌의 기능이 정지됐을 때 사망을 선고하는것이 일반적인 이상 뛰고 있는 심장을 호흡기 제거를 통해 멈추게 하고 사망 선고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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