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장례문화

[뉴스인] 김효헌 =영국의 장례문화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이 2021년 4월 9일 오전 윈저 성에서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당일 버킹엄 궁은 "여왕께서 사랑하는 남편 필립 공의 죽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며 "필립 공이 9일 아침 윈저 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성명을 냈다. 그리고 1주일 후 필립 공의 장례식이 4월17일 오후 3시 영국 잉글랜드 윈저 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치러졌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엘리자베스 여왕을 포함해 자녀, 손자 등 30명만 참석했다. 장례식장에서 여왕은 코로나방침으로 인해 혼자 외롭게 따로 떨어져서 식에 참여했다. 이 모습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은 자아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 공은 1947년 결혼을 했고 당시 공주였던 엘리자베스는 5년 뒤 여왕 자리에 올랐다.

여왕과 필립 공의 만남은 그의 해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립 공은1939년에 킹 조지 6세 부부가 브리타니아 해군 사관학교를 시찰하는 동안, 조지 6세의 두 딸을 즐겁게 놀아주라는 임무를 받았는데 그 두 딸 중 한명이 바로 엘리자베스 공주였던 것이다. 그 만남 이후 필립을 좋아하게 된 엘리자베스는 영국 해군에 입대한 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7년이 지난 후, 필립은 조지 6세 왕에게 엘리자베스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필립은 그 당시 그리스 왕실과 덴마크 왕족 출신 이였기 때문에 미래의 여왕에게 가장 적합한 남편감으로 여겨졌다. 그는 그리스 정교회에서 영국 성공회로 회심한후 영국 국적을 취득 했다. 그 후에 어머니의 성씨인 바텐베르크를 그대로 영어로 직역한 마운트배튼으로 성씨를 바꾸었다. 결혼식 전날에 조지 6세왕은 필립에게 귀족 작위 중 제일 높은 공작(Duke)라는 호칭을 주었으며, 결혼식 당일 아침인 1947년 11월 20일에 필립은 에든버러 공( Duke of Edinburgh)이 되었다. 그후 여왕과 73년을 해로하였다.

필자는 오늘 필립 공의 이야기 보다 장례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람이 사망하면 영국은 우리나라처럼 3일장 또는 5일장이없다. 그 대신에 언제 장례식을 행할 수 있는지도 상을 당한 가족들은 알 수 없다. 우리나라는 누군가 사망하면 사망한 날부터 시작해서 대체적으로 3일이나 5일에 장례를 치른다. 하지만 영국은 그런 정해진 날이 없다 제일 먼저 사망하면 사망사유에 따라 달라진다. 지병이 있거나 분명한 사유가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분명한 사유가 없으면 영국은 대체적으로 부검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먼저 장례식을 할 교회가 정해지고 그 외에 부수적이 것이 정해지면 장례업체에서 정해진 날짜에 장례식을 치르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빨리 하고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숨 넘어 간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의 장례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사람이 사망하면 장례회사에서 고인을 먼저 안치하고 장례 날짜를 정한다. 대략 1주일에서 2주정도 예상해야 한다. 이 기간동안 장례업체에서는 장례식을 행할 교회, 설교를 담당하실 목사님, 화장과 매장에 대한 모든 절차를 준비한다. 이때 사람들은 장례비용을 예산한다. 사용료가 다양하고 관부터 시작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드디어 장례식을 치러는 되면 아침 일찍(7--8사이) 고인을 실은 운구차와 가족들이 탈수 있는 리무진이 고인의 집으로 온다. 집으로 와서 가족들을 태우고 나면 차는 서서히 움직인다. 맨 앞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장의사가 천천히 걷는다. 마치 고인이 떠나는 것에 아쉬움이라도 있는 듯이 차마 덜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놓는 것처럼 한걸음식 발을 땐다. 이때 가족들이 많이 슬퍼한다. 그러면 그 뒤에 운구차가 장례직원의 발검음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고 가족이 탄 리무진이 뒤를 잇는다. 차가 집과 주변을 완전히 벗어나면 그때부터는 장의사가 걸음을 멈추고 차에 오르고 차는 그제서야 제 속도를 내어 장례식이 거해지는 교회로 향한다.

교회에 도착하면 일반적으로 직계 가족들은 오른쪽 앞쪽에 앉는다.

모든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오고 식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그때 관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일어서서 관이 단상에 놓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관이 단상에 놓이면 자리에 착석한다. 그러면 목사님이 고인의 명복과 고인의 대한 삶에 관한 추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른다. 그리고 가족 중에 한사람이 나와서 추도를 하는데 마치 간증하는 것처럼 고인을 회상하며 그동안 고인과의 아름다운 추억과 잊지못할 일들은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고인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린다. 한국처럼 ‘곡’을 하지는 않고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편이다 그리고 예식이 끝이 나면 제일 먼저 관이 나가고 가족들은 문 앞에서 서서 참석해준 사람들에 감사를 표한다. 모든 절차가 끝이 나면 피로연처럼 식당을 에서 뷔페를 한다. 이때도 사람들은 울지 않는다. 그냥 소리없이 눈물을 훔칠 뿐이다. 이는 아마도 기독교 국가다 보니 사람들이 사망하는 것에 관한 슬픔 보다는 천국이 있기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 것 같다. 필자도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때 고인이 생각이 나서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처럼 소리 내어 울 수가 없었다. 소리 내어 우는 것이 마치 예의에 어긋나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이런 장례절차를 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이겠지만 한국처럼 3일동안 곡을 하며 슬퍼하는 것 보다 고인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나누고 회상하는 것을 보고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어느 것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에는 한 마음인 것 같다.

가족을 떠나보내는 아픔과 함께 영국에서는 해마다 장례비용이 증가하고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망 비용이 사상 최고인 £ 9,263(약1500만원)에 도달했으며 2018 년 이후 £ 289 상승했고 2004 년 이후 128 % 증가했다. 그리고 10만명이 넘는 영국인이 장례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람이 살다 가는 것이 기정 사실이지만 장례비 조차 내기 힘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영국은 복지제도의 시발점인 나라답게 요람에서 무덤까지 외치는 국가로서 서민들에게 작은 비용이나마 장례비용을 제공한다. 필립 공의 이야기에서 장례절차 그리고 장례비용까지 글이 조금 길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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