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

[뉴스인] 장재필 기자 = 한국마사회는 1949년 설립된 이래 70여년 만에 최초로 작년 한해 5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이 가라앉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올해의 사업실적도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야 말로 창사 후 최고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은 온라인 마권발매 법제화를 내걸고 지난 2월26일 한국마사회장으로 취임했다. 또 낙하산 회장이냐는 탄식 속에서 이뤄진 인사였지만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지낸 중진의원이라는 점에서 그나마 약간이라도 기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았다.

그러나 김우남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산적한 문제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축산이나 승마산업과는 전혀 무관한 자신의 전직 보좌관을 회장 비서실장으로 불법 채용하려는 말도 안 되는 무리수를 자행함으로써 한국마사회 회장으로서 첫걸음을 내딛기도 전에 역대 한국마사회 회장 인사 중 최악의 인사라는 낙인이 찍힘과 동시에 한국마사회 노조는 물론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강력한 퇴임요구에 직면하고 말았다.

한국마사회 회장은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막강한 권력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한국마사회 회장들도 비록 전문성을 의심받은 사람들은 많았지만 김우남 회장처럼 노골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려는 사람은 없었으며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과 양심은 지키면서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김우남 회장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 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직접 감찰지시를 하였다는 것은 한국마사회 회장 임명의사를 철회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우남 회장의 퇴진은 시간문제라고 판단된다. 임명권자의 신임을 잃은 사람이 어떻게 그 자리를 보존하려고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감찰결과에 따라 파면이나 해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길을 가기 보다는 차라리 감찰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이 그나마 3선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것만이 자신을 세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제주도민들이 느끼고 있을 배신감을 위로하고 대통령이 보여준 신뢰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다.

이제 김우남 회장에게 우리나라 승마산업과 한국마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 도리어 김우남 회장이 현재의 자리에 연연할수록 한국마사회는 국민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것이고 승마선진국의 꿈은 멀어져만 갈 것이다.

이번 김우남 회장의 행태가 전례없이 불행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라는 그릇된 관행을 끊어내고 한국마사회를 포함한 공기업을 국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우남 회장의 현명한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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