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 (출처=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 (출처=한국마사회)

[뉴스인] 장재필 기자 = 한국마사회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말산업과 레저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사회장 자리는 항상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차지한다는 아름답지 못한 전통이 이어져 왔다.

말이나 경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한국마사회가 단순히 경마경주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올리는 신이 내린 직장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한국마사회는 말의 품종개량부터 승마발전 및 경마경주에 이르는 말산업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공기관이다. 따라서 그 어느 기관보다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이다.

지난 2월26일 한국마사회 신임회장 자리에는 어김없이 국회의원 경력을 자랑하는 정치인 출신의 김우남 회장이 취임했다. 정치인 출신이라고 해도 한국마사회와 우리나라 말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김우남 회장은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직접 감찰지시를 할 정도의 초대형 사고를 저지르며 한국마사회 노조는 물론 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김우남 회장은 회장 비서실장으로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하던 사람을 임명하라고 한국마사회 인사담당자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으며, 인사담당자가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자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더불어 자신의 지시에 불응하는 관계자들을 잘라버리겠다는 등의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한국마사회 노조의 김우남 회장 퇴진 요구가 합당하다고 성원을 보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김우남 회장은 한국마사회 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인격적 소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한국마사회 회장은 5천명이 넘는 직원과 더불어 동고동락해야 하는 자리다. 이런 대형기관의 수장이라면 직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이 임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의 부모인 직원들에게 인격모독을 넘어선 상스런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은 김우남 회장 스스로가 자신이 한국마사회 회장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인격파탄자임을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 부하직원에게 불법적 지시에 따를 것을 강요함으로써 공기관인 한국마사회 회장으로써 자격미달임이 드러났다.

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사업실적보다는 국민들을 위해 일한다는 애국심과 더불어 준법정신을 가장 중요한 가치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김우남 회장은 스스로 불법행위를 시도함은 물론, 직원에게 까지 부당한 지시를 따를 것을 강요함으로써 한국마사회 전체가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행동하고 결정하는, 자신의 사조직으로 만들려는 추태를 드러내고 말았다.

셋째, 공기관의 장으로 함량 미달인 표리부동한 인물로 밝혀졌다.

김우남 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피감기관인 한국마사회 회장을 상대로 전문성 부족과 부당한 자문위원 채용문제를 누구보다도 앞장 서서 비판했으며 심지어 공공기관장의 채용 부조리를 꼬집는 정책자료집까지 발간했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공기관의 장으로 임명되자 마자, 자신의 소신은 물로 씻은 듯 잊어버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심복을 최측근으로 채용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은 자기자신이 원칙과 소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표리부동한 인물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마사회 회장으로서 전문성이나 능력을 거론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인격이나 자질부터 문제투성이인 인물임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마사회 회장 임명은 역대 최악의 인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김우남 회장은 자신의 문제와 한계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한국마사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대한민국과 한국마사회를 위하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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