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봉관 논설위원 =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의 5.18 민주화운동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기면 한국이 되고, 지면 북한이 된다'라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으며, 시위대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5.18 민주화운동을 모델로 삼는 것은 우선 같은 아시아 국가라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기도 하지만 국민이 바라는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어가려면 민주화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대한민국의 사례를 통하여 확실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희망이 없는 나라였지만 지금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런 성공의 이면에는 민주화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자신감이 큰 역할을 하였음은 확실하다.

무력에 무릎 꿇지 않고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국민이 마땅히 가져야 할 권력을 독재정권으로부터 되찾아온 경험은, 연이어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 사태, 2008년의 국제적 금융위기. 코로나 확산과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가져다 준 것이다.

미얀마의 군부독재를 불식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병하여 민간인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서슴지 않고 있는 미얀마 군부를 제압하는 것이지만 불행히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악용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미얀마 입국이나 미얀마로 생필품과 약품 등을 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현 시점에 미얀마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라서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성공을 기원하는 우리 국민들도 답답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막연히 마음으로만 성원을 보내는 것으로 그치기 보다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성공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인은 약 2만 5천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생업을 포기하고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원 호소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이런 미얀마인들을 돕기 위한 활동이 시급하다고 본다. 생필품이나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원함으로써 이들이 큰 어려움 없이 민주화운동 지지 시위를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미얀마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행동이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가고 있는 임시정부인 CRPH (연방의회 대표위원회. Committee Representing Pyidaungsu Hluttaw)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보냄으로써 CRPH가 미얀마의 공식정부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활동을 할 때 미얀마 민주화운동과 CRPH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등, 전 세계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확산해 나가는 것도 미얀마 국민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를 요구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문화가 확산되면서 문화강국으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청해부대를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하여 국제평화유지활동 측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례가 없는 민주화 운동의 성공사례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화는 폭력이나 뛰어난 지도자의 지도력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단합과 희생, 그리고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통하여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민주화가 실현될 때까지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은 경험을 통하여 확인하였으며, 이제 이런 경험을 민주화를 갈망하는 다른 나라 국민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민 각자가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미얀마 국민들의 안전을 빌며, 하루 빨리 미얀마의 민주화가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