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둔산, 눈길 멈추는 곳마다 '한폭 산수화'. <사진=한국의 산하 제공> 조진성 기자 jingls29@newsin.co.kr
【서울=뉴시스헬스】조진성 기자 = 금남정맥 줄기가 만경평야를 굽어보면서 솟구쳐 절경을 이룬 곳이다. 대둔산은 한듬산을 한자화한 이름으로 '한'은 크다는 뜻이며 듬은 두메, 더미 덩이의 뜻을 가지고 있어 큰두메산, 큰덩이의 산을 뜻하나 이제는 사시사철 등산객이 붐비는 도립공원으로 변해 있다.

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이 담긴 대둔산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은 수석의 보고이다. 시선이 멈추는 곳은 모두가 아름답고 좌우로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웅장해 입을 벌린 채 산수화 병풍 속에 온 마음을 정좌하게 되는 곳이 대둔산이다. 흙보다는 돌멩이가 많은 산, 돌고 돌더라도 오르락내리락 하기보다는 가파른 비탈길이 심한 곳이다. 이래서 대둔산을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격찬한다.

심오하고 미묘함이 가득한 대둔산은 어느 봉우리든 전후좌우의 모습이 밉거나 보기 싫은 곳이 없다. 자연석 대신 손쉽게 깔린 시멘트 길을 따라 300m쯤 오르면 입장료를 받는 매표소가 있고 조금만 가물어도 물기가 말라버리는 금강계곡을 끼고 800m 지점에 다다르면 금강문이 나온다.

여기서 하늘을 바라보면 높이 81m지점에 길이50m, 폭 1m의 구름다리가 보이고 흔들거리는 구름다리에서는 무서움에 지린 사람들이 밑을 보지 못한 채 조심스레 발을 옮기고 중간에 주저앉아 울어버리거나 괴성을 지르며 호연지기를 실험해 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바윗돌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100m의 계단은 연간 평균 60만명이 오르내린 까닭에 손 닿는 곳마다 번질번질 윤이 날 정도이다.

숨가쁘게 경사 60도의 비탈길을 오르면 구름다리에 이르게 되고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금강 구름다리의 아스라함을 만끽할 수 있으며 심장이 약한 사람은 아예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금강 구름다리에서 200m쯤을 더 가면 삼선구름다리 입구에 다다르고 직각으로 서 있는 계곡의 길이가 100m나 된다.

약수정이라 써 붙인 정각을 지나 경사 45도의 2단 127개 계단을 살금살금 오르면 여기가 바로 해발 670m의 삼선대다. 상하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갖가지 형상을 자랑하는 바위들이 저마다의 수려한 나무를 액세서리로 장식한 채 보는 이의 마음에 감탄을 안겨준다.

대둔산은 행정구역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의 금산군과 논산시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장관 중의 장관은 운주 쪽에서이다. 삼선대에서 바라본 금강문 중간지점의 동심바위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인간상을 표출하면서 큰 바위 위에 또 큰 바위가 곧 떨어질 듯 어우러져 있다. 대둔산의 정상은 해발 878m의 마천대라 이름 붙인 바위이다.

마천대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서해에 빠지는 태양을 볼 수 있는 낙조대와 태고사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기암괴석의 능선이 줄줄이 서있는 옥계동 계곡으로 이어진다. 그런가하면 남쪽의 석두 골계곡은 대둔산에서는 유일하게 가뭄을 모르는 지역으로 형제바위 등 명승경관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동쪽으로 1km쯤 가면 '당나라 때 선도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용이 문을 열고 등천 했다'는 용문굴이 나온다. 용문굴 남쪽의 기묘한 모습을 한 일곱 봉우리를 칠성봉이라한다. 일곱 폭의 동양화 병풍을 자유롭게 펼쳐놓은 것 같은 칠성봉은 용문굴에서 용이 등천하기 직전 7개의 별이 떨어져 생겨난 산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이치(梨峙)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1592년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의 전투지휘로 대승을 거두었다는 장군봉이 있는데 이름 그대로, 모습이 갑옷을 걸친 장군을 닮아 있다.

<등산코스>

입장매표소 → 0.6km → 동심바위 → 0.4km → 금강구름다리 → 0.7km → 마천대(정상)

용문골매표소 → 0.9km → 칠성봉전망대 → 0.6km → 용문골삼거리 → 0.5km → 마천대

안심사입구 → 0.8km → 쌍바위 → 0.8km → 지장폭포 → 1.8km → 마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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