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선복 논설위원 =설날 연휴동안 융합인문학 강의에 푹 빠져 연휴의 끝이 며칠 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모를 만큼 몰입된 시간을 보냈다.

명절이 가져오는 소란스러움과 번거로운 관계에서 뚝 떨어져 나와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 코로나.

코로나가 모든 사람들의 일상과 질서를 파괴하고, 사회적으로 단단히 묶여져 있던 관계들마저도 철저히 해체시키고 격리되어 있을 때 나는 이 인위적으로 격리된 시간을 인문학이란 공부에 빠져들어 모처럼 깊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함께 지냈다.

융합인문학이란 인문 예술과 자연과학의 융합적 만남을 일컫는데 언제부터인가 ‘융합’이라는 키워드가 부상하면서 과학기술계는 물론이고, 산업계, 교육계, 학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융합적 사고, 융합적 인재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어느 책 소개 글을 접한 후 그 궁금증과 호기심에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강의 속으로 빠져들었다.

융합인문학이란 생소하기도 한 학문을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접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융합인문학은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는데 그 원인은 너무나 전문적인 지식과 체계적인 정보를 요구하며 다방면으로 해박한 지식들이 쌓여 튼튼한 학문적 기초가 이뤄진 후에야 이해가 가능한 어려운 융합적 사고를 요하는 학문이었다.

적어도 내겐.

그러나 부족한 지식이나마 포기하지 않고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용기를 내어 강의를 듣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도를 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느슨했던 생각과 행동들을 되잡기에는 아주 훌륭한 학문임엔 틀림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인문학이란 사람이 각기 그려내는 무늬를 말한다고 한다.

사람마다 그려내는 무늬야말로 백인백색임이 분명하니 나의 삶의 무늬는 어떠하였을까? 지우고 싶기도 한 오점은 없을까? 하고 돌아본다.

때론, 괜찮다 싶을 만큼 멋진 무늬도 있기도 한 것 같아 흐뭇한 미소가 번지기도 하고, 허술하게 비어진 공간들이 있는지를 촘촘히 다시 살피는 엄격함이 함께 한다.

인문학을 통한 나의 가치와 삶의 태도가 급격히 바뀌어 가는 세상에서 과연 건강한 것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저

정직하고 투명하게 바라보는 마법이라도 지녔으면 좋겠다.

강의를 듣고 책을 읽는 중에 깨닫고 공감하고 의문심도 생겨나고, 반문도 하면서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기억과 삶의 근간을 이루게 하는 도덕적 판단의 기본들이 무엇인가가 가장 큰 문제로 남는다.

인문학을 통해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은 솔직히 참된 인생살이를 가꿔가고 싶다는 욕구와 욕망을 성취하고 싶어서 일게다.

인생살이라는 살림살이가 워낙에 다양하고 복잡하며 개인의 가치관과 욕망의 형태와 크기가 다름으로 해서 각자 취향에 따라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정해야하는 아주 정교한 예술작품이기에 깎고, 닦고, 채우고, 비우고, 다시 세우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 내가 원하는 또 다른 욕망과 욕구에 대해 생각해 본다.

결론은 때에 따라서 이기적인 삶으로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경우라도 이타적인 삶으로 살아갈지의 난제 앞에 결코 쉬울 수 없는 인생살이를 나만의 무늬를 가능한 곱고, 아름다운 빛깔로 채색하려 인문학에 열중하는 중이다.

진정 사람다운, 사람으로 맑고 곧게 살아가길 희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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