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마공원 새 외국인 기수 스티븐(남아공, 35세, 프리).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박생규기자 skpq@newsin.co.kr
【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서울경마공원 새 외국인 기수 스티븐(남아공 35 프리)의 한국경마 입문이 한 달째를 넘어섰다.

지난 3월5일 데뷔 후 총 22경주에 출전해 2착 1회를 기록 중이다(복승률 4.5%).

한국무대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지만, 주 활동무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출전경력이 7500전에 육박하는 베테랑 기수였다.

한국경마 입문 후, 그에게 기수로서 경험하는 한국생활에 대해 물었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서울에서 비행시간만 15시간이 넘는 머나먼 땅이다. 바로 그 곳이 새 외국인 기수 스티븐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프로기수에게 조그만 변화도 스트레스가 될 법한데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이 오히려 큰 자극이 되고 있다는 그의 대답에 프로로서의 여유가 느껴진다.

스티븐은 "처음 경마공원을 찾았을 때 정말 놀랐어요. 대규모 관람시설, 자동화된 전산장비 등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곳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경마를 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도 큰 행운이예요"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은 경마역사기 길지 않아 말의 능력이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좋은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단기간에 세계 정상에 도달할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경마에 대한 첫인상을 ‘미지의 땅에서 보물을 찾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의 일과는 다른 기수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새벽조교에서부터 개인체력보강까지 한 나절 내내 훈련이 이어진다. 말의 특성과 조교방법이 남아공과 달라 초반에는 고생 좀 했다는 그이지만, 이미 주로나 기승전술 면에서 '한국식 경마'에 완벽히 적응했다.

아직 우승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 출전횟수가 쌓이다보면 자연히 우승횟수도 늘어나게 될 거라고 호언장담한다. 참고로 현재 서울경마공원, 부산경남 경마공원 등지에서 몇몇 외국인 기수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성적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노조무(서울, 통산전적 646전 41승, 2착 51회, 승률 6.3%, 복승률 14.2%), 이쿠(부산-경남, 통산전적 1029전 98승, 2착 85회, 승률 9.5%, 복승률 17.8%) 등 일본 출신 기수들에 비해 서구권 기수들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외국인 스타기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얼마 전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산토스(미국), 노조무(일본)기수와 탄 택시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어디서 왔냐는 택시기사의 질문에 무심결에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하니 택시기사가 의아한 표정을 짓더란다. 자신과 같은 백인이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미주권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하니, 남아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게다.

아직까지 남아공은 한국과 거리도 멀고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지만, 한국경마팬에게 남아공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한다.

스티븐 기수는 "단순히 가장 먼 나라에서 온 기수로 남고 싶지는 않아요. 좋은 성적과 플레이로 가장 오래 남아 있다 간 손님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포부어린 한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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