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영국은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를 기점으로 매일 확진자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지난 3월 이후 기록적인 68,053건의 감염이 확인되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총 확진자 수는 307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사망자 수 또한 영국은 4일 연속 1,00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토요일(1월 9일)에 1,035명이 사망했다.

 

영국의 보건사회복지부 (Department of Health and Social Care)는 코로나 감염자 3명 중 1명은 무증상인 것으로 발표했다. 영국의 코로나 사망자 수는 1월 9일 자로 81,431명에 달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되었다.

영국에서 화이자 / BioNTech 백신이 12월에 사용 승인된 이후 영국 전역에 걸쳐 150만 명 이상이 접종을 받았다. 이 수치는 영국의 80세 이상 인구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버킹엄 궁전에서 오늘(1.9) 여왕 엘리자베스 2세(94세)와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프린스 필립, 99세)이 윈저성에서 코비드-19 예방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1월 4일)부터 매일 5만 명이 넘는 엄청난 확진자 수치가 보고되자 보리스 존슨 총리는 3월까지 봉쇄령을 계속하고, 부진한 예방 접종 프로그램을 가속화 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인즉슨 관료주의, 요양원에 대한 백신 공급, 백신 유통 네트워크 및 각 배치가 승인되는 데 걸린 시간 때문이다. 많은 일반의(GP)는 아직 까지도 첫 번째 백신 접종을 받지 못했고, 일선 NHS 직원도 예약이 취소되어 상당수의 접종이 누락되었다. 존슨 총리가 2월 중순까지 1,300만 명의 영국인이 접종받을 수 있겠다는 약속은 성급한 약속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다음 사례를 보면 왜 그런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 고령자들은 의사들이 제시간에 백신을 받지 못해 절실히 필요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 Covid-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보낸 130,000 개의 편지는 새로운 지역 센터 중 하나로 차로 약 30 ~ 45 분 거리에 사는 80 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발송되어 혼선을 불러일으켰다.

- 첫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예약했던 전국의 환자들은 그 이후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말 을 들었다.

- 많은 GP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백신 접종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첫 번째 백신 배치를 받지 못했으며 일부는 백신 배송이 여러 번 취소되었다.

- 일선 NHS 직원도 예방 접종을 놓치고 있다. 한 경우, 근로자들은 일정 실수로 인해 약속을 취소하기 위해 병원 밖에서 몇 시간 동안 줄을 섰다.

- Chester-le-Street의 GP는 공급품이 1월 4일까지 도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도착하더라도 모든 지역 요양원 거주자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 Sussex에서 Meads Medical Center는 80세 이상에게 두 번째 접종을 제공하기 위해 계획된 화이자 백신 전달이 취소된 후 다음 주 예약 된 약속을 취소해야만 했다.

- Warwickshire의 Kenilworth에있는 Castle Medical Center와 Abbey Medical Center는 충분한 용량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주 80세 이상 예약을 취소해야 했다.

- 런던 남부에서 일하는 NHS 가정의인 로즈마리 레오나드 박사는 12월 28일부터 첫 번째 예방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 날짜가 이미 세 번이나 뒤로 미뤄졌고, 첫 번째 복용량은 2주 이상 늦게 1월 15일까지 도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eonard 박사는 백신 출시가 '환자를 위한 우편 번호 추첨'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백신 지연은 '중앙 공급 문제'의 결과로 빚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백신을 맞고 싶지만 백신은 없습니다. 왜? (We are raring to go, but have no vaccines. WHY?)

- 스코틀랜드에서는 NHS 직원이 접종을 받기 위해 글래스고 왕립 의무실 밖, 추운 곳에서 몇 시간 동안 서 있었으며, 일부는 혼돈 속에서 예방 접종을 받지 않고 떠났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영국 의학 협회 (British Medical Association)는 GP에게 앞으로 몇 주 안에 '다른 활동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연기'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의료 종사자는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의료행위를 중단하여 백신 배포 속도를 가속화 해야 한다고 했다.

옥스포드 백신이 출시 된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 기관 및 백신의 제조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간의 지연에 대한 책임이 누구인지에 대한 지적이 이미 있었다.

영국이 세계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직 배분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고 또 백신의 보관과 사용방법의 차이가 있다 보니 일선 종사자들도 혼선을 빚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이용하여 범죄자들이 은행 정보를 훔치기 위해 백신 접종 약속을 사용함에 따라 백신 사기가 ‘최고의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경찰과 은행들은 경고했다.

이와같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안티 그룹인 'Stand Up X'는 금요일(1월 8일)에 온라인으로 대규모 반대시위를 발표했으며, 토요일 수십 명의 봉쇄령 반대 시위대가 ‘자유를 되찾자’ ‘97% 거짓 확진자 테스트, 과장 된 사망 수치’라고 외치며 시위 행진을했다.

 

이렇듯 영국에서는 연일 코로나 변이와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뉴스로 하루는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는 친구와 가벼운 산책을 하게 되었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 자신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친구의 아버지는 가능하면 빨리 백신 접종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친구는 극구 말리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영국에서 백신을 들여올 때 어떠한 부작용에도 크래임을 걸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기니피그(실험용 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친구는 영국을 떠나 스위스로 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영국은 전 국민이 4월까지 백신을 접종하는 계획을 하고 있어서 이 친구는 백신 접종을 피하고 싶어서 탈 영국을 꿈꾼다고 했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신을 맞는다는 것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물론 필자도 기니피그가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백신이 정말 코로나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맞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상황이 점점 악화로 가고 있는 영국을 보면서 아직도 봉쇄령 또는 백신 접종 반대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다. 저들에게 책임이 따르지 않은 자유가 과연 진정한 자유인지 되묻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기까지 하다. 그저 하루속히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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