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1.07 /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1.07 / 사진=[뉴시스]

[뉴스인] 장재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신축년(辛丑年) 맞이 신년 인사회 모두 발언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며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긍정하고, 자부하고,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적 갈등과 국민 분열 상황이 계속되면 새해 화두로 꺼냈던 '국민의 일상 회복' 약속도 이루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새해는 도약의 해다.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재발견했다"며 "K-방역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 빠른 경제회복, 뛰어난 문화역량, 발전된 민주주의 속의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한 국민 역량을 보여줬고 세계에서 모범국가로 인정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한국판 뉴딜의 본격적인 실행으로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이루고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신년 메시지에서 국민의 일상 회복과 선도국가 도약을 새해 국정운영 화두로 제시한 이후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 왔다. 코로나19 방역에 지친 국민들에게 일상 회복을 약속하고, 성공적 방역을 발판 삼아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게 일주일 동안 문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신년 메시지 → 신년 인사회 → 신년사 발표 → 신년 기자회견 순으로 자리를 거듭하며 한해 국정운영 방향성을 구체화 했다. 이날 신년 인사회 자리를 빌려 국민 통합을 새로운 화두로 더한 것은 향후 공식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밝힐 메시지를 예고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법적으로 사면 요건이 갖춰진 다음에는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강조한 국민 통합은 이 대표의 신년사 뼈대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30일 밝힌 신축년 신년사에서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고 최선을 다해 전진과 통합을 구현하겠다"며 국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코로나19 극복과 미래를 향한 전진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이 대표가 공론화 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또한 국민 통합적 관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 사이의 개연성에도 많은 시선이 쏠린다.

임기 말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국민 통합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 문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건의하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이다. 당사자의 반성 없이 사면이 어렵다는 당 지도부 내 거부감에 따라 의견을 존중한다는 식으로 논란을 임시 수습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 대표가 띄운 사면론은 문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면 건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언급할 입장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사면론은 문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것이며,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도 사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언급한 것은 사면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라며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순서, 백신의 차등 접종 등을 둘러싼 갈등의 상황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통합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