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 9일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소아외과)팀에 의해 뇌사자의 소장을 이용해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은 지난해 12월31일 위장관 손상으로 인해 단장증후군 상태에 있던 한송희(22 여 경기도 오산)씨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했다.
한 씨는 손상에 의해 소장과 대장을 잃게 됐으며, 이로 인한 단장 증후군(소장이 짧아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부작용 발생)과 간부전 등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후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뇌사자의 소장전체(약 4m)와 대장일부(1/2)가 한 씨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환자는 11주간의 입원치료기간 동안 상태가 좋아져 정맥영양요법을 중지하고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 퇴원했다. 현재 환자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관리가 특히 어렵다.
또한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지 않아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이식분야다.
한씨의 경우 창자가 없는 동안 줄어든 복강으로 인해 복강 내 공간이 부족해, 이식 후 배를 닫으면 이식된 소장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이식의 실패율이 높은 힘든 경우였다.
이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에서 세계 최초로 물 풍선을 이용해 복강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환자의 뱃속에 이식 수술 1년 전부터 물 풍선을 넣어 복강을 넓혔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뱃속 공간에 4m에 달하는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무리 없이 뱃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소장이식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전부 사망했다"며 "이제는 이를 통해 소외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팀은 지난 2004년 4월 국내 최초로 (성인)소장이식을 성공해 장기 이식 중 가장 어렵다는 소장 이식의 시대를 열었으며, 이후 지난 2005년 7월 국내 최초로 소아(당시 3세,여) 소장이식을 성공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