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박, 새로운 변수?
문제 해결 시작과 동시에 또 다른 문제 시작을 암시하고 있다, 최영희(민주당)의원은 석면 파우더 회수율이 20%에 머무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또 곽정숙(민노당)의원은 석면 탈크가 공급된 433개 병의원과 약국 명단을 공개, 조사 시작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두성(한나라당)의원은 당국이 '문제없음'을 밝힌 식품(건강기능)의 석면 탈크 여부에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전혜숙(민주당)의원은 국내 다국적 제약회사의 수입 완제 의약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전 의원은 특히 식약청이 오염된 탈크 발암성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도 관리, 감독이 협소, 직무유기를 넘어 은폐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병의원 실태파악 뒷전이라…"
석면이 포함된 덕산약품 탈크 제품이 병의원, 한의원, 약국, 한약방, 의료기기판매업체 등에 공급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석면 파문이 '제 2라운드' 국면을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은 곽정숙 의원이 식약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덕산약품의 석면 탈크가 공급된 국내 344개 판매업소 명단(4월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명단은 그러나 이미 문제가 된 베이비파우더 제조업체, 화장품업체, 제약업체 등은 제외됐다.
곽의원이 밝힌 명단에는 강남성모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중앙대용산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들어있다.
또 국립의료원, 서울대병원, 적십자병원 등 국공립 병원도 포함됐다.
중소병원의 경우 주로 산부인과, 피부과,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이었으며, 일부 치과와 여성전문병원, 노인전문병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한의원과 한약방, 약국도 덕산약품 석면 탈크 공급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이들 한의원과 한약방, 약국 등에도 덕산측 탈크가 공급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는 덕산측 탈크가 '대륙제관'과 '동원고무' 등에도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증거자료가 명백함에도 식약청은 지난 7일에 이미 덕산측 탈크가 공급된 344개 병ㆍ의원 명단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13일 현재까지 이들이 실제 석면 탈크를 사용했는지 여부 등 기초적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덕산측 탈크가 공급된 344개 병ㆍ의원에 대해 실태조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는 등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곽 의원은 "식약청은 지금 향후 대책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병의원, 한의원, 약국, 의료기기업체 등에 석면 탈크가 어떻게 공급됐고, 실제 사용됐는지 원점에서부터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청장, "추가 조사 하겠다, 좀 도와 달라"
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따라 석면 탈크 파문이 장기화 국면을 맞을 것으로 관망된다.
베이비파우더, 화장품, 의약품에 이어 병의원, 한의원, 한약방, 약국, 의료기기업체, 건강기능식품 등 산업체 전반에 대한 조사 작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윤 청장은 "식약청 직원들이 밤새워 일하는데 범위가 워낙 넓어 저도 너무 괴롭고 힘들다"고 석면 파문에 대한 입장을 간절히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석면 파문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좀 도와 달라"고 일축했다. 각계의 관심과 동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는 또 "기존 발표 제품 외 건강기능식품 등 석면 탈크 의심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특히 계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국내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에도 석면 탈크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