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조정훈 기자 = 의약품 회수ㆍ폐기를 둘러싼 정치권, 관련 업계, 전문가 단체, 시민 등 입장차가 팽배하다.

의약품은 화장품과 같이 공산품 개념으로는 보기 어려워 소비자 사용 품목까지 전량 회수ㆍ폐기하기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관할 보건소가 기간이 지난 의약품 등에 실시하고 있는 '불량 의약품 회수 작업' 조차 시민 참여율 및 관심 저조로 별다른 소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의약품 회수ㆍ폐기제도 무용지물(?)

소비자 혼란 등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약청은 지난해 4월 의약품 회수ㆍ폐기 기준 등을 골자로한 의약품 회수ㆍ폐기제도를 전격 시행하고 있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문제가 있거나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아 강제, 자진 회수해야 하는 의약품에 대해 해당 제약사가 관계 당국의 감시 아래 폐기 때까지 책임지는 제도다.

이에 따라 대상 의약품에 대한 회수 계획서를 작성하고 도매나 약국 등지에서는 보유 및 회수량 등을 세밀하게 확인받아야 한다.

회수중간보고서, 회수평가서, 회수종료보고서 등 제출해야 할 추가 서류가 많아 시행 전 관련업계 등에선 '경제 부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회수ㆍ폐기 대상품목이 늘어날수록 제약계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관련 제약사가 의약품을 회수해 법 절차에 따라 폐기한 후 당국의 회수종료 통보를 받았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이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회수제품 약값만 4천억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회수작업에 따른 비용은 더 늘 수밖에 없어 부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현장에서 회수 폐기가 진행되지 않으면 회수 지침은 그냥 지침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수율 고작 20%라니

앞서 문제가 된 석면 파우더 회수율이 20%에 머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약품 회수 실적에 회색빛이 돌고 있다.

식약청이 밝힌 '회수량 일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석면 파우더 총 63만 5천310개 가운데 20.9%인 9만7246개만이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대상 10개 가운데 8개는 여전히 유통 중인 셈이다. 업체 마다 최고 37.7%에서 4.9%까지 회수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머지 80%의 경우 여전히 유통 중이거나 이미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령누크 베이비칼라콤팩트파우다'회수율이 37.7%인 것으로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더욱이 유씨엘의 '베비라 베이비파우더'와 '베비라 베이비콤팩트파우더'의 경우 각각 4.9%와 8.1%로 극히 저조한 회수 실적을 나타냈다.

덕산탈크(덕산약품공업) 역시 총 10만1000개 가운데 22.3%인 2만2534개만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박모(32)씨는 "당국과 관련업체가 문제 발생후 회수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약속 역시 말뿐이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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