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전 세계가 제2의 코로나 사태로 접어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곳 영국도 또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제2, 제3의 봉쇄령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올해는 더이상 크리스마스의 풍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매년 11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어 눈을 즐겁게 했는데 이제 그런 풍경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그 대신 또 다시 사람들의 외출 금지령과 함께 오후 6시면 식당이나 카페가 문을 닫아야 한다.

그래서 이곳 에딘버러에도 필수적인 이동이 아니라면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금지되었고 집으로 사람을 초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자유가 없는 봉쇄에 대한 비판과 반감이 더해지면서 심지어 파티를 여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 때문에 코로나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매일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만 명을 넘고,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600명이 넘는다.

 

이렇듯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무뎌져 가고 정부가 내놓는 방안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보니 한두 다리만 건너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지경이 되었다. 지인의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이 코로나에 감염이 되었고, 또 다른 지인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나날이 점점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제 어디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이제는 그 수가 너무 많아 심각성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이에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미 2천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기에 충분한 4천만 회를 주문했다. 그리고 지난주 수요일 벨기에서 제조된 화이자 바이오엔텍 백신을 최초로 승인한 국가가 되었으며, 목요일에 화이자 백신의 일부가 유로터널을 통해 들어왔다. NHS 잉글랜드의 최고 경영자인 사이먼 스티븐스 경에 따르면 고위험군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을 것이며 백신 접종은 4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백신은 -70° C의 초저온에서 보관하며 약 21일 간격으로 두 번 예방 접종을 받게 되며 두 번째 접종 후 7일 후에 완전한 면역은 시작된다.

백신 접종을 하는 순서는 9단계로 분류해서 차례대로 접종하며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노인이나 보호자를 위한 요양원 거주자

2, 80세 이상 및 일선 보건 및 사회 복지사

3, 75세 이상

4, 70세 이상 및 임상적으로 극도로 취약한 개인

5, 65세 이상의 심각한 기저 질환이 있는 개인

6, 16~64세

7, 60세 이상

8, 55세 이상

9, 50세 이상

지난 주일 영국 현지 교회에 갔다. 친분이 있는 피오나 부부와 백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피오나의 남편은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시설에 근무하기 때문에 바로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이라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한편으로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필자는 9단계여서 언제 백신 예방 접종을 받을지 까마득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12월 8일 최초로 백신 접종이 있는 날이었다. 다음 주에 91세가 되는 마가렛 키넌은 아침 6:31에 백신 접종을 받으면서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말했다.

오늘, 매트 핸콕 보건부 장관은 백신 접종을 최초로 시작한 오늘을 승리의 날로 "V-day"라고 명명하며 과학적인 노력과 인간의 독창성,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찬사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런던 병원을 방문하여 처음으로 백신 주사를 맞은 사람들을 보며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잘한 선택이며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했으며, 스코틀랜드의 니콜라스 장관은 "오늘 우리는 모두 미소를 지어야 하지만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NHS 고위 소식통은 화요일, 영국 전역에서 수천 건의 예방 접종이 이루어졌다고 전했으며, 내년에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물론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지만, 부디 효과가 좋아서 내년에는 모든 사람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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