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문제, 바이든 당선 돼도 북미협상 원점 안 될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 / 사진=[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 / 사진=[뉴시스]

[뉴스인] 김태엽 기자=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미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해 "지난 3년간의 성취, 북한과 우리 정부, 미국 정상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합의와 의지들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바이든은 톱다운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급에서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을 선호해 지난 몇 년간 북미 협상을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 지 우려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한 비핵화, 한반도 영구적 평화 등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긴밀한 조율을 통해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비핵화, 영구적 평화가 달성되도록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현재 미 대선 개표 상황에 따른 정부 대응에 대해선 "외교부는 미국 대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선 동향을 살피고, 가능한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누가 확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민감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강 장관은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 재선이 되든 지금까지 우리가 잘 닦아 왔던 소통 채널들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행정부로 여러 공식 라인이 있고, 바이든과도 대선 과정에서 여러 소통 채널을 만들어 놨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 이틀째인 4일까지 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의 재검표를 요구하고, 펜실베니아와 미시간에 대해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며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 장관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당이 비핵화 부분에서 전략적 인내나 바텀업 방식을 고수한다면 정부의 비핵화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고 물은 데 대해선 "민주당 정부가 다시 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전략적 인내로 완전히 회귀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김영호 의원이 "바이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조건으로 핵 폐기라는 말 대신 '핵 능력 축소', '핵 감축'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몰고 왔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냐"고 물은 데 대해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엔 섣부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기본 틀을 갖고 지금까지 북핵 문제를 다뤄왔다"며 "포괄적인 틀 내에서 후보자의 여러가지 말을 풀이한다면 같이 추진할 수 있는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미측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우리의 외교 현안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며 "지금 추진해 온 인도태평양 전략을 어떻게 받아서 운영할 지, 지속할 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미 대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예정 대로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강 장관은 "방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에 따라 일정을 조율해 왔다"며 "선거 후에 혼란스러움이 있지만 지금의 정부는 내년 1월20일까지 간다. 지금까지 해왔던 공조를 긴밀히 할 것이고, 정상 외교와 관련해서는 결과가 확정된 뒤에 당선인 대상 축전 발송, 정상 통화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방미 시점이 부적절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선 "민감한 시기에 가게 된 것은 맞지만 어쨌든 잘 조율이 된, 유익한 방미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방미에서 바이든 캠프 인사들과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워싱턴 방문, 특히 의회에서는 여야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축전을 보내는 시점에 대해선 "과거에는 보통 승복 연설 직후 통화가 되도록 했지만 결과 확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여러 주가 소송 단계로 간 상황"이라며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가능한 빨리 확정되고 정상 통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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