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조정훈 기자 = 이번 석면 파문이 대한민국 국민 분노를 폭발시켰다.

특히 소비자는 '뿔났고', 업계와 협회는 '진땀을', 전문가 집단은 '우려'를 표명하는 등 표정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문제의 의약, 화장품 업계 등이 사과문을 띄우며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란 여간 녹녹치 않아 보인다.

◇화장품업계 안도의 한숨, 하지만…

화장품업계는 어제(6일) 발표가 다소 순풍에 그치자 비교적 느긋하게 보인다.

화장품 제조업소 192개사 가운데 138개사는 탈크를 사용하지 않았고, 53개사는 석면이 불 검출된 탈크를 사용했으며, 1개사만이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이들 석면이 포함된 제품에 대해 신속한 수거 및 폐기 등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시민단체 등은 자체 조사를 통해 석면이 검출된 제품을 회수, 폐기키로 결정한 화장품 협회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시민단체측은 "화장품협회와 식약청이 몇몇 대형업체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만 가지고 석면의 유무를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탈크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관계당국, 업체관계자,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약업계 엎친 데 덮친 격

제약업계는 초비상이다.

탈크가 알약을 찍어낼 때와 시럽의 점성을 높일 때 널리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원료가 사용된 의약품은 수천 개에 달할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제약협회는 2차 발표가 있기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각 업체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석면이 검출된 제품은 회수, 폐기키로 결정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탈크 문제는 기준 자체가 없었고 허가도 식약청이 해준 것으로 했다"면서 "제약사와 약국 잘못이 아닌데도 여파는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에 대한 불만과 함께 문제가 되지 않는 다른 제품에까지 해가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감기 약이나 소화제를 가끔 복용할 경우 석면 노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미량의 석면 노출을 우려해 약물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 단체들은 지나친 공포가 조장돼는 것은 막아야 하며, 정확한 위해성 평가를 실시해 기준치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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