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영국은 코로나 19 전염병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멈춰 버렸다. 3월 중순에 봉쇄령이 시작되어서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모든 학교도 폐쇄되었다. 덕분에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하지 깨닫게 되는 값진 시간이었다.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 멋진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여행을 가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쇼핑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번 봉쇄령으로 인해 실감하게 되었다.

그중에 미용실을 가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머리카락이 길거나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으면 언제든지 미용실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번 봉쇄령으로 약 3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 여자들은 그래도 참을 수 있는데 남자들이 많이 힘들어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남성용 미용기구가 많이 팔렸다고 한다.

잉글랜드 정부에서는 6월 1일에 학교수업을 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다는 교사들의 반대로 결국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절대 미룰 수 없다는 방침이었지만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찬반여론이 분분하여 결국에는 다음 학기에 문을 열기로 하였다. 6월 1일에 꼭 필요한 작업장은 문을 열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다가, 6월 15일 쇼핑객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와 위생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취해야 할 새로운 지침을 준수해야 할 것을 덧붙이며 대부분의 소매업체인 상점과 미용실, 의류 판매장이 문을 열었다.

의류 매장이 문을 열면서 그동안 쇼핑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그러면서 의류 판매장은 문을 여는데 왜 학교는 계속 문을 닫고 있는지에 대한 여론도 일었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제 술은 펍(pub)에 가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트에서 구매해서 집에서 마시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던 중 아일랜드에서는 봉쇄령으로 인해 손실을 대신할 펍(pub)들 만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타났다. 드론이다. 하늘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꿀벌이 아니라 맥주일 가능성이 높다. 꿀벌 대신 드론이 맥주 한 병을 들고, 어쩌면 한 봉지의 감자칩을 함께 들고 하늘을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30마일 떨어진 시골 선술집은 이제 항공 운송인 드론으로 맥주 배달을 하고 있다. 또 다른 펍(pub)에서는 직접 맥주를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생존 방식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계속된다면 10개 중 6개은 연내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도 했다.

반면,이번 봉쇄령 해제로 인해 해변은 한국의 해운대를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다시 코로나가 퍼질 것을 우려했지만 그동안의 봉쇄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알기에, 그리고 한낮의 햇살은 영국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일이라 누구도 거부할 수 없었다.

코로나의 재확산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 생겼다. 잉글랜드의 레스터(Leicester)라는 곳이다. 이곳은 많은 의류 공장이 입주해 있는 지역이다. 지역 공무원들은 레스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복 작업자가 사회적 거리가 좁고, 마스크와 같은 개인용 의료장비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환기가 거의 안 되는 답답한 공장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여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 될 가능성을 높다고 했다. 사실 이 도시는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일부분만 문을 닫고 영업을 계속해왔다고 밝혀졌다.

 

보건부 장관은 이곳이 6월 중순 이후 다른 지역보다 인구대비 확산이 가장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2주 동안 재 봉쇄를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곳 레스터의 수십 개의 소규모 제조업체는 정부의 폐쇄를 무시하고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가 너무 절절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을 죽일 수는 있지만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기아가 생길 수 있으므로 우리는 모두 계속 일해야 합니다”였다. 코로나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실직과 기아인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젊은이가 직업을 잃었다.

여기저기 제 확산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달부터 옥스퍼드 대학에서 백신을 만든다고 뉴스가 들려오고 있지만, 언제인지 아직 정확하지는 않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잉글랜드에 속한다. 아직도 스코틀랜드에서는 봉쇄령이 유지되고 있다. 식당도, 미용실도, 문을 열지 않고 있다. 필자의 머리도 6개월 동안 자르지 않아서 머리가 허리까지 오게 생겼다. 이제 정말 지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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