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진하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왕 김연아와 같이 상시적 근육통에 시달리는 운동 선수나 운동이 안겨주는 통증이 두려워 운동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 일리노이 대학의 신체운동학 교수 로버트 모틀 교수팀은 최근 ‘국제 스포츠 영양운동대사학지’ 4월호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격렬한 운동 전 카페인 섭취가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통증 완화 효과는 각성과 같은 카페인의 다른 효과와는 달리 평소의 카페인 섭취량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대학생 정도 연령의 건장한 남성 25명을 뽑아 카페인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그룹과 평소 커피 3~4잔분에 해당하는 400㎎의 카페인을 매일 섭취하는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에게 체중 1㎏ 당 5㎎에 달하는 카페인이 담긴 알약이나 위약을 복용케 했다.

연구팀은 그 후 1시간 뒤 이들 실험 대상자로 하여금 고강도의 실내 사이클링을 30분 간 2번 실시하도록 하면서 운동 중 느껴지는 사두근의 통증 강도와 산소 소비량과 심박동수 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함유된 알약을 먹은 실험 대상자들은 운동 중 훨씬 적은 통증을 호소했으며 이는 평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관계없이 동일했다.

연구팀은 이것이 카페인이 통증에 관여하는 뇌와 척수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이동과 운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생체화학물질인 아데노신의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통증을 낮춘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와 관련, 모틀 교수는 “보통 카페인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경우 각성을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 같은 카페인 내성(tolerance effect)이 모든 자극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 카페인 섭취와 관계없이 카페인을 투여했을 경우 발생하는 뇌 이미지상의 변화는 동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극에 대해선 내성이 생기고 다른 자극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향후 카페인 내성이 적용되는 자극과 그렇지 않은 자극의 차이에 대해 연구하는 한편 카페인 섭취로 인한 통증의 완화가 실질적인 운동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에는 운동하러 가기 전 어느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해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평소 통증 때문에 운동을 기피했던 사람이라면 더 오래 동안 운동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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