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광고 속 의사들 엇박자…"환자 누굴 믿어야"

【서울=뉴시스헬스】김연환 기자 = 최근 조루증 수술에 대한 부작용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개원 비뇨기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돼온 이 시술은 '음경배부신경차단수술'로 성기의 신경 일부를 절단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법이다.

그러나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 시술에 대한 찬반여론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31일 '음경배부신경차단수술'에 대한 피해사례 및 비뇨기과 등 관련 의료진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조루수술, 인생 담보하는 '위험한 곡예'

각종 광고전단 및 인터넷 베너 등을 중심으로 광고되고 있는 조루증, 귀두확대, 몸통굵기, 길이연장 등이 남성 4종 세트로 회자될 정도로 이미 일반화 돼있다.

그러나 최근 음경배부신경차단술의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한 피해사례가 잇따라 접수 되면서 그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술 부작용의 이면에는 조루수술 등의 광고가 난무하는 가운데 의사들이 상담하는 과정에서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다'. '조루 측정 후 15분 수술 완료 된다'는 식의 수술을 권장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부신경차단수술의 피해자인 조모씨(33)는 결혼을 앞두고 강남 P비뇨기과에 포경수술과 조루증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K원장의 권유로 시술을 결정하게 됐다.

조씨는 "당시 K원장은 100% 부작용 없이 안전하다"며 "수술시간 20분, 2주 후면 완치 되니 방문한 김에 수술하라는 권유를 받고 고민 끝에 시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씨는 수술 후 3주가 지나면서 음경이 속옷에 닿거나 스치기만 해도 칼로 쑤시고, 바늘이 들어있고, 불에 데이고, 저리는 등 여러 가지 형언하기 힘든 이상한 감각과 극심한 통증에 24시간 시달리고 있다.

현재 조씨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남성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4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결혼을 전재로 교재 하던 애인에게도 파혼을 당하는 등 삼중고 속에서 힘겨운 의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분산되는 의심(醫心)에 환자는 '갈팡질팡'

그렇다면 조루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수술인 음경배면신경차단수술을 바라보는 비뇨기과 각계 의사들의 입장은 과연 어떨까?

우선 개원가 의사들은 배부신경차단수술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경절단 후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며 신경차단술로는 통증이 생길 수 없다는 우호적인 입장이다.

명동 이윤수 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이 시술이 국내에 시술 된지 14년이 흘렀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대목"이라며 "일부에 회자되는 부작용은 집도 의사의 술기 문제지 시술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강동우클리닉 강동우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비뇨기과 의사들은 조루를 성기만의 문제로 착각하고 있다"며 "신경 차단을 통해 귀두의 감각을 떨어뜨리는 것은 향후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크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아울러 강 원장은 "음경신경배부차단술은 한국에서만 시행되는 변칙적인 시술로서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라며 "조루증은 성의학적으로 비수술적인 치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학술이사를 맞고 있는 고대안암병원 천준 교수는 "현재 개원가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에서도 배부신경차단술이 시행되고 있다"며 "시술 시 의사들이 장점과 부작용들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목되는 부분은 배부신경차단술을 바라보는 통증의학과 교수의 소견이다.

고대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양종윤 교수는 "일단 신경이 파괴되면 2~5% 정도는 복합위통증증후군과 같은 신경병변성 동통이 올 수 있다"며 "99명이 이상이 없더라도 1명이 잘못됐다면 신경차단술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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