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이미지. (출처=pixabay)

[뉴스인] 김태엽 기자 = 손아귀 힘, 즉 악력(握力)이 약하면 당뇨병의 전(前) 단계인 공복(空腹) 혈당장애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이 없는 20세 이상 남성 10명 중 3명, 여성 10명 중 2명이 공복 혈당장애 상태였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팀이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9,19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공복 혈당장애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20세 이상 한국인에서 상대 악력과 공복혈당장애와의 관련성)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국내 성인의 공복 혈당장애 유병률은 남성 31.5%, 여성 19.6%였다. 최 교수팀은 양손의 최대 악력의 합을 각자의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을 상대 악력으로 보고, 상대 악력의 강도에 따라 연구 대상을 네 그룹(상대 악력 최저 1 그룹, 최고 4 그룹)으로 분류했다.

남녀 모두에서 상대 악력이 강할수록 공복 혈당장애 유병률이 감소했다. 상대 악력이 가장 센 4 그룹 남성의 공복 혈당장애 발생 위험은 1 그룹 남성의 0.6배 수준이었다. 이는 여성에서도 비슷했다. 4 그룹 여성의 공복 혈당장애 위험은 1 그룹 여성의 43%에 그쳤다.

최 교수팀은 논문에서 “20세 이상 국내 성인에서 상대 악력의 증가는 남녀 모두에서 공복 혈당장애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손아귀 힘이 강하면 공복 혈당장애 뿐아니라 고혈압ㆍ당뇨병ㆍ심장병 위험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력이 왜 공복 혈당장애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악력은 근력 운동이 누적된 결과로 근육 양의 증가를 반영하고, 근육 양이 늘면 근육 수축에 따른 혈당 섭취가 증가해 인슐린과 무관하게 혈당 조절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가설이다.

2형(성인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한 환자의 당화혈색소(당뇨병 진단 지표 중 하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해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 같은 대사 이상이 생겨 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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