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영국에 처음 코로나가 발생하고 얼마 후 때 3월 17일, 과학자 파트릭 발랜스는 영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55,000명이 넘을 것이고 사망자가 20,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이 숫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예상이 100% 맞았다. 아니 지금은 그 예상을 뛰어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5월 1일 자로 확진자 수는 177,452명이고 사망자 수는 27,510명을 찍었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도 이곳 에딘버러에는 엠블란스 사이렌 소리가 요란했지만 요즘 울리는 사이렌은 예전 같지 않게 들린다. 또 다른 확진자나 사망자가 타고 있지나 않은지 하는 걱정에 불길하다.

영국에는 부활절 방학이 2주간(4월 6일~19일)있다. 처음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3월 21일부터 4월 20일 부활절 까지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하지만 아직도 등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으로 다시 3주간(5월 3일까지)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4월 22일, 이 소식을 들은 17살 소녀 배스는 이렇게 말했다 “3개월이 마치 300년 같다.” 그동안 친구도 못 만나고 좋아하는 노래도 부를 수 없다는 것이 숨 막히고 답답하다며 자살을 했다. 배스 아버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하나뿐인 딸이 자살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부르면 달려올 것만 같다며 애통해하는 모습이었다.

4월 24일, 에밀리 오언(19세) 또한 마찬가지로 자살을 했다. 이번 봉쇄령으로 인해서 자신의 시간과 계획들이 모두 취소되어 집에만 갇혀 사는 것이 견디기 어려웠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였다.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렸다면…. 같은 부모로서 필자의 가슴이 미어진다.

3월 25일, 케임브리지 부근에 사는 71세 부부 알란과 엘시 스미스도 자살을 했다. 부부의 이웃에 의하면 지병이 있었던 스미스 부부는 한동안 마트에서 사재기로 인해 물건들이 동이 난 것을 보고 낙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거동도 불편하고 병도 있는데 약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크게 상심했다고 한다. 아마도 불안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고 했다.

죽는 것도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요즘처럼 코로나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불쌍하다고들 한다. 그 이유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 수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 슬픈 사례의 주인공은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모자드 후시안(63세)이다. 그에게는 일곱 명의 자녀가 있다. 하지만 그의 장례식장에는 다섯 명만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장례식에는 형제 한 명과 매형 한 명 그리고 세 명의 자녀만 참석했다. 나머지 네 명의 자녀는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보내야만 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클 텐데 마지막으로 그를 볼 수 있는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기가 막힌 일인지 모르겠다.

4월 28일, 영국 경찰은 봉쇄 기간 가정 폭력 및 성적 학대와 같은 가정에서의 범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과 4월 사이에 영국 내 가정폭력이 평소보다 9% 증가했으며 범죄는 지난해보다 28% 증가했다. 그리고 가정폭력범죄로 하루 평균 100명을 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로 인해 외출 금지를 당한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행동이 봉쇄 기간에 59%나 증가했다. 봉쇄령으로 인해 불만이 극에 달한 청소년들이 부모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뉴스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관은 항공사라고 볼 수 있다. 에딘버러에 사는 필자의 지인이 한국에서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지난 3월에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었다. 당시는 영국 내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 전이였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선언되면서 그녀의 한국 행이 취소되었고 그녀는 항공사로부터 1년 후에 금액을 돌려주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최근 이와 같은 항공사의 운행 취소가 급증한다. 운행 취소 패해 액수가 자그마치 100억 원에달한다고 한다. 항공법상 운행 취소로 발생한 고객의 환불 요청은 일주일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항공사가 고객에게 1년 후 환불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고객이 환불을 신청하려고 해도 그 절차가 복잡하거나 불분명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시간 끌기를 하며 고객이 결국 환불 요청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또 어떤 항공사들은 현금 지급 대신 바우처를 발급 해 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누군가는 요즘 같은 시국에 언제 파산할지도 모르는 항공사의 바우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르는 바우처를 받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다. 아무리 항공사의 사정이 어렵다고는 해도 고객들이 예매한 티켓을 담보로 하는 처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4월 28일, 영국의 대표 항공사 브리티쉬에어웨이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12,000명을 권고사직 한다고 발표했다. 총 직원이 45,000명인데 이 중에 4분에 1에 해당하는 인원을 정리해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구조 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5월 1일, 영국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6개월 안에 2천 5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환불을 진행하기 위해선 당사에 3,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급여의 50%의 만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항공사는 7 월부터 엄격한 구조 조정을 시작할 예정이며 약 3,000명의 조종사 및 승무원들이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어느덧 5월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불만은 커져만 가고 영국수상은 6월까지 봉쇄령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딘버러의 매도우 공원에는 왕벚꽃이 만개해서 바람만 불어도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그러나 오늘도 (5월 1일) 영국에는 새로운 확진자가 6,201명이나 발생했고 하루 사망도 739명으로 발표되었다. 하루빨리 백신이 개발되고 보급되어 이 모든 것이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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