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무공의 一心(일심)을 빚은 현충사고택 전시회

[뉴스인] 정경호 기자  = 시간이 머문 고택의 대청, 안방, 툇마루에 주병, 주발, 대접이 나와 앉았다. 본래 그 자리에 있던 것 마냥 천연스럽다. 오래된 나무의 집에 흙과 불로 완성된 작품들이 어울린다.

아산에서 활동 중인 안소연 도예가가 현충사 이충무공 고택에서 전시회, 〈고택의 도(陶)〉를 열었다. 이충무공 탄신 475주년을 맞은 기념 초대전이다.

이충무공 고택 초대전 〈고택의 도(陶)〉 관람객

고택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시에 필수적인 조명을 설치할 수 없다. 그럼에게도 안소연 도예가에는 각별한 공간이다.

작가는 “이순신 장군이 살던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택을 여러 번 답사했다. 그러면서 모티브를 찾아냈다. 흙이다.

마당, 흙담, 기와에도 흙이 있고, 그 흙은 높은 온도에서 구워지면 도자기가 된다. 이순신 장군의 신념과 자취가 깃든 고택에서 그 분이 밟고 지났을 흙을 현대적인 도예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시회를 여는 의미를 밝혔다.

이충무공 탄신 475주년을 맞은 기념 도예가 안소연 초대전(사진=정경호 기자)

‘一心(일심)’이라는 이 충무공의 수결이 들어간 작품에 이런 작가의 취지가 잘 드러난다. 수결은 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충무공은 ‘하나의 마음’,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라와 백성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이 수결에 담았다. 뜻을 알고 난 관람객들이 ‘일심’앞에 오래 머문다.

소반 위에는 그릇들이 올려지고 대청 나무 벽에는 도자 회화가 걸렸다. 작품 속 문살은 화사하고, 일상 그릇들은 소박하다. 또 민화인 듯도 하다가 흑백의 현대화 같기도 하다. 현재의 도자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알게 한다.

이충무공과 도예의 만남이 관심을 끈다. 이충무공 탄신일인 지난 4월 28일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관람하기도 했다.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다. 고택이라는 야외 전시장에서 이순신 장군의 삶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전시회는 5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시간이 맞으면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작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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