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보통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정해두고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해 새로운 각오로 무엇인가를 계획할 것이다. 필자의 올해 목표는 영어를 현지인 처럼 잘해서 대학원에 입학하는 것이다.

영어가 세계공통어가 된 이상, 이제 영어는 필수 불가결한 언어가 되었다. 그로 인해서 해마다 많은 학생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온다. 2019년 주영 한국교육원의 조사에 의하면 11,903명의 학생이 이곳에서 유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과정별로는 어학연수(56%), 대학(27%), 대학원(15%), 기타(2%) 순으로 나타났다(휴학생, 방문 및 교환학생은 제외 ). 이처럼 어학연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곳 에딘버러에도 대략 20여 개의 어학원이 있다. 많은 수의 어학원처럼 교수법도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학원을 고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도 에딘버러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알아보느라 여기저기 다녀 봤다. 다녀본 결과 한국에서 어학원을 소개받아 유학을 오는 경우에는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이곳에서 직접 알아보는 것이 월등히 저렴하다는 걸 알았다. 직접 어학원을 알아볼 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영국에 입국할 때 영어를 배울 것이라고 이민국 사람에게 말하고 여권에 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에 찍힌 입국 도장을 어학원에 보여주면 6개월간(관광비자 기간) 영어학원에 등록할 수 있다. 에딘버러에서 많이 알려져 있고 좀 유명한 학원은 이렇게 6개월간의 도장을 확인하고 등록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이런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오늘 필자가 다니고 있는 영어학원을 소개하려고 한다. 학원 이름은 ‘알바’(ALBA)인데 ‘알바’는 곧 ‘스코틀랜드’라는 뜻이다.

이 학원은 입국할 때 입국 도장을 받지 않아도 되고, 누구에게나 문이 개방돼있는 학원이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학원비는 주5일 오전 수업으로 한화로 약 70만 원 정도다. 수업은 오전에 9:30-1:20 까지 4교시로 이루어져 있다. 오후 수업은 추가 비용이 들고 액티비티라고 부르는 야외 활동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이 수업은 교사의 인솔하에 야외에서 유적지도 방문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말하기’ 수업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일대일 개인 수업도 있다. 개인 수업 비용은 1시간에 25파운드, 그러니까 한화로 4만 원 정도 한다. 강의실 학생 수는 5-9명 정도로 학생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또 매주 특별 이벤트를 열고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저녁에 펍에서 영어로 대화하기, 여름에 공원에서 바베큐 파티하기, 할로윈 축제하기, 당구장 가기, 볼링 경기하기, 퀴즈 대회 등등. 자신이 참여하기에 달려 있으며 강요는 없다. 수강후에는 수료증을 준다.

학원의 학생들은 주로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백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필자는 처음에 이 사람들이 왜 영어를 배울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이들도 영국에서는 외국인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터키, 러시아까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다. 

나이는 주로 젊은 층이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다. 필자는 아직도 학생들의 나이가 가름이 안된다. 이곳 학생들의 나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나이다. 이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스위스에서 온 한스라는 남학생은 나이가 대략 27살 정도로 보였는데 17살이고 고등학생이란다. 말하는 모습과 생김새가 마치 성인 같아서 당연히 나이가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발레리는 짙은 화장에 가끔 담배도 피우기에 스무 살은 넘었으리라 짐작했는데 16살이라고 한다. 정말 혼돈이 되는 것은 이들의 나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안드레아는 잠시 이탈리아를 다녀와서는 팔에 커다란 문신을 새기고 왔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자랑하면서 멋이지 않았느냐고 물어본다. 필자는 문신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물어보는 성의를 생각해서 그냥 멋지다고 해 줬다. 이곳 유럽 사람들은 문신이 자연스러운 하나의 패션처럼 하고 다닌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잘생긴 친구가 있었다. 내 옆자리에 앉아서 가끔 아르헨티나 사진을 보여주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친구가 보여 준 사진은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운 나라여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라가 크다 보니까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 모든 것이 필자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는 아르헨티나로 정했다. 언제 갈지는 아직 모으겠지만 말이다.

학원 한쪽에는 휴식시간에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마련된 휴게실이 있고 이곳에는 늘 비스킷이 준비돼 있다. 아침을 거른 학생들은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비스킷을 먹으면서 약간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휴게실에 차와 커피는 물론이고 비스킷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학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필자가 가본 몇몇 학원은 커피도 자판기로 팔고 비스킷은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였다. 이처럼 학생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잘 돼 있는 편이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는 휴게실이 꽉 차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쉽게 칠해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무척 친절하다. 늘 학생들의 편에서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기 때문에 발음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어떻게 잘도 알아듣고 바로바로 답을 해 준다. 그래서 선생님인가 보다. 이런 걸 보면 이곳에서 6개월 관광비자로 와서 배우고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가 처음 ‘알바’(ALBA) 영어 학원에서 공부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처음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많이 힘들었다. 우선 강의실 내에 모두가 처음 보는 외국인이라는 것과 들리지도 않는 영어를 매일 아침부터 한다는 것이 고통 그 자체였다. 그 당시 영어가 들리지 않아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편으로는 수업을 빼먹고 싶을 정도로 머리에 쥐가 났다. 이제는 어느 정도 들리고 부자연스럽지만 이들과 대화도 한다.

독자들에게 새해 계획이 ‘영어 공부하는 것’,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 이라면 이곳 ‘알바’(ALBA) 영어학원을 소개한다. 이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공유하고 즐겁게 영어 공부하기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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