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신화/뉴시스】유세진 기자 = '섹스팅'(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이용해 성적 이미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단어는 웹스터 대학생용 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말이다. 그러나 미국 10대 5명 가운데 최소 한 명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섹스팅을 하는 등 섹스팅은 현재 미국에서 새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어 학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매컬리프 중학교의 한 14살 소녀는 자신의 누드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전송했다. 이 소녀의 누드 사진은 다시 또다른 친구들에게 전송됐고 로스알라미토스 교육당국의 그레고리 프랭클린 교육장은 지난 17일 이 소녀의 누드 사진을 돌려본 10명 미만의 학생들에게 집을 떠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을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섹스팅으로 학생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곳도 있다. 오하이오주 워런 카운티의 한 15살 소녀는 지난 12일 소년법원에서 지난달 자신의 누드 사진을 휴대전화로 친구에게 보낸 것을 인정했고 경범죄로 처벌받았다.

이 소녀의 누드 사진은 지난달 25일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킨 규정을 어겨 압수된 남학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누드 사진을 발견한 학교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이 휴대전화에서는 또다른 소녀의 누드 사진도 발견됐다. 이 소년 역시 소년법원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워런 카운티 검찰의 레이철 허첼은 최근 몇년 새 '섹스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미 10대 사이에 최소 5명에 한 명꼴로 섹스팅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가 하면 '10대의 계획하지 않은 임신 예방 운동'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39%가 자신의 성적 이미지를 누군가에게 전송한 경험이 있으며 48%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성적 이미지를 전송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인들에서는 전체의 59%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성적 이미지를 주고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누드 사진은 인터넷에 게시될 수 있고 그럴 경우 10대의 앞날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섹스팅 문제는 학부모와 교사, 법집행 당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각 주들이 섹스팅에 대해 일관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도 않다.

콜라라도 경찰의 번 마이어스는 "섹스팅은 아동 포르노와 같다. 사진을 찍으면 아동 포르노를 제작한 것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를 보내면 아동 포르노를 배포한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일부 10대 소녀들은 자신의 남자친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누드 사진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보내지만 이는 곧 다른 남학생들에게도 보내진다.

많은 주의 교육 관계자들은 섹스팅에 대한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을 소집, 섹스팅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섹스팅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휴대전화로 무엇을 하는지 거의 알지 못하고 있으며 또 부모가 항상 아이들을 감시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일부 아이들은 사생활 보호를 내세워 부모가 자신의 휴대전화 메시지 사용을 보는데 반대하고 있다. 부모들은 어디까지가 자녀에 대한 지도이고 어디부터 사생활 침해가 되는지 알 수 없다.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각 주들의 통일된 규정이 없어 통일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