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건강한 삶에 우리나라 전통 의학인 한의학이 기여하는 바는 적지 않다.
그러나 한의학의 가장 큰 약점은 다소 '애매모호'하다는데 있다.
최근 한의학계는 한의학의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증되지 않은 시술로 환자의 불신을 조장하는 일부 한의원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무면허 한의원장, 암 부위에 직접 주사 지시
또 다른 피해자는 흑색종암을 앓고 있는 이모씨(61)다.
이씨의 경우 지인의 소개로 찾게 된 강동구 D한의원 J원장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가 증세가 악화된 사례다.
한의원을 찾은 이씨는 J원장이 S대 모 교수와 공동 개발했다는 의료 보조기기(바이브레이션 진동기계)를 통해 면역력을 증진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접하게 되면서 치료를 결심하게 됐다.
당시 이씨는 흑색종암을 앓으면서 크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세가 악화 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차에 J원장으로 부터 이같은 상담까지 받게 돼자 시술을 결심했다.
시술을 시작한 이씨는 4개월간 한의원의 의료 보조기기를 통해 105회의 주사를 맞아 왔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몸이 힘들어 지는 것을 느끼고 행정원장 J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에 J원장은 "몸이 다소 힘들어지는 것은 명현반응"이라며 "좋아지는 과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치료과정에서 결정적으로 겨드랑이의 흑색종 암 부위에도 의료기기의 주사바늘을 직접 꽂아 시술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과도한 출혈 및 염증이 발생했다.
불안해진 이씨는 J원장에게 원인을 묻자 이번에도 "암이 녹아 나오는 것"이라며 "그동안 이 시술로 유방암, 위암 등도 치료했다"는 설명만 늘어놨다.
미심적은 것을 눈치챈 이씨는 시술에 대한 학술적 근거와 성공률을 물었지만 J원장으로 부터 "학술적 근거나 성공률은 없다"는 답변만 확인하게 됐다.
문제는 이씨가 교회의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것 처럼 해당 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D한의원에서 같은 치료를 받은 사람이 꾀 있었다는 점이다.
이씨는 또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의원 J원장은 면허가 없는 행정원장이었다"며 "시술 과정 역시 행정원장이 고용한 한의사 K씨에게 지시해 자신이 개발한 의료기기 시술을 지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D한의원장 J씨는 "그동안 위암, 유방암 환자 등을 치료해 왔다"며 "이번 흑색종 환자의 경우 시술 후 상태를 확인한바 없기 때문에 악화된 원인이 본원의 시술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씨는 현재 겨드랑이의 암 부위에 염증을 일으켜 보훈병원과 아산병원을 전전하며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소송을 준비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