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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헌의 스코틀랜드이야기] 4개 언어 사용하는 신기한 나라 '스위스'.
김효헌 | 승인 2019.06.19 11:04

 

[뉴스인] 김효헌 = 스위스는 알프스 산으로 유명하다.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을 넘으며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고 했던, 바로 그 알프스 산이 있는 나라 스위스. 고가의 시계, 비밀 은행, 바티칸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 정도가 필자가 갖고 있던 스위스에 대한 이미지였다.

한 번은 우연히 스위스에서 온 친구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스위스는 국가에서 ‘공고문을 보낼 때 4개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게 아닌가. 사용하는 언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스위스 언어인 로망슈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놀라서 물어 보니 스위스는 지리적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맺고 있기 때문에 국경에 위치한 나라에 따라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에서 공고를 할 때 반드시 4개의 언어를 함께 사용하여 공고해야 한다고 했다. 상점에 가서 과자를 하나 사더라도 과자 포장지에 4개의 언어가 적혀있다.

호기심이 생겨 그 친구에게 어떤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어 봤다. 자신은 프랑스어와 로망슈어을 구사하고, 오빠는 독일어와 로망슈어, 엄마는 로망슈어만, 아버지는 독일어와 로망슈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각각 달랐다. 친구는 엄마와 같이 이야기 할 때는 주로 로망슈어를 사용하고 친구들을 만날 때는 프랑스어, 오빠는 독일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정말 신기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이 이상한 나라를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서 유럽연수를 마치고 스위스로 여행을 갔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이다. 베른의 뜻은 독일어로 ‘곰’이라는 뜻이다. 12세기 말에 도시를 건설한 베르톨트 5세가 붙인 이름이다. 베르톨트 5세는 사냥에서 맨 처음 잡은 동물의 이름을 도시에 붙이기로 하였는데 마침 곰이 잡힌 것이다. 그렇게 베른은 곰의 도시가 되었다.

 

베른의 구시가지는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온 것처럼 옛 모습 그대로 아주 잘 보존 돼 있다. 구시가지의 슈피탈거리는 중세시대 베른의 관문이다.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웅장하게 좌우로 늘어서 있으며 트램의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하늘에 떠 있다. 슈피탈거리에서 부터 구 시가지를 지나 6㎞에 걸친 석조 아케이드를 따라 산책하다보면 마치 중세에 살고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활기가 가득한 시장과 광장, 바, 그리고 레스토랑 등을 만날 수 있다. 신기하게도 고대에 만들어진 창고들이 이제 작은 상점들이 되어서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상점들의 물건들을 보면서 다시 중세에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상점들의 처음 목적은 배달 온 물건을 잠시 두고 갈 수 있게끔 하는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상점들이 된 것이다.

 

슈피탈거리의 ‘죄수의 탑’은 이름이 말해 주듯이 죄수를 가둬 놓던 고층 교도소였는데 지금은 베른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13세기에 만들어진 치트글로게 시계탑은 매시 정각 탑 꼭대기에서 인형이 나와 종을 친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종을 치는 순간을 숨죽여 기다린다.

대성당 근처에 아인슈타인이 젊은 시절(1903-1905) 베른 특허청(Federal Patent Office)에서 근무할 당시에 거주했던 아인슈타인 집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집에서 상대성이론을 연구했다. 이 집 앞에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명성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진가 보다. 도시 이곳저곳에서 그의 사진과 그림을 볼 수 있다. 베른 시는 역사적으로 가장 명석한 천재 과학자가 이곳에 살았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했다.

 

 

중세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곰 동물원에 도착 한다. 이곳에는 강이 흐르는데 아레강이라고 부른다. 아레강변을 따라  아름다운 구 시가지를 감상하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변을 산책하는 중에 집의 창문에 사람모양의 인형 같은 것이 있었다. 사용처를 알아보니 집에 사람이 있으면 인형이 바로 서 있고 사람이 출타 중이면 인형이 거꾸로 있어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 준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발상이라 웃음을 짓게 한다.

 

필자가 스위스 여행 중에 가장 인상적 이였던 것은 지역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거리의 표지판도 완전 다르게 표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 제네바Geneva(불어)는 프랑스와 국경을 이루고 있어서 대부분 프랑스 언어를 사용하고 모든 표지판도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 반면에 수도 베른(Bern)은 독일을 접견 국으로 하고 있어서 독일어를 사용한다. 말하자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제네바 사람이 독일어를 하는 베른에 간다면 전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도로를 달리다가 출구로 나가는 표시를 할 때 우리는 출구 또는 영어로(EXIT)로 표시한다. 그런데 독일어 사용 도시는 출구를 독일어(Ausfahrt-출구)로 표기하고, 프랑스어 사용지역은 프랑스어 (Sortie-출구)로 표기한다. 참 다양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콜릿 토블론(Toblerone)의 도시 베른. 스위스에 가게 되면 꼭 한번 들러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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