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최근에 영국 친구가 문자를 보내 왔다 “한국에서 5G를 최초로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정말이냐고”물었다. 그래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정말 모든 것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터넷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그에 비하면 영국은 정말 모든 것이 과거의 것 그대로 인 것 같다. 집도 100년이 된 집에서 살고, 현관도 아직 열쇠로 열고, 난방시설도 한국과는 비교할 수 도 없다. 그런데도 예전 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다시 재사용하거나, 이런것들을 가지고 벼룩시장이 열린다. 에딘버러에는 몇 개의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주로 주말이나 일요일에 문을 연다.

 

물품은 대부분 자신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들로 장난감, 옷, 주방용품, 그릇, 오래된 사진들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물건이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신후 유품을 파는 경우도 많다. 한국은 보통 사람들이 돌아가시면 그들이 사용한 물건을 불에 태우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저승길이 외롭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망자가 사용한 것들을 불에 태워서 고인과 함께 저승으로 옮겨간다고 믿어서라고 한다. 반면 이곳 영국은 그런 것들을 다 잘 정리해서 중고가게에 기증을 하거나 벼룩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많다.

에딘버러에 있는 몇게의 벼룩시장을 소개한다.

Lnglistin Fair& Market, Greenside Omni Car Boots sale : 중고품 매매로 자기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탁자나 자동차 뒤 트렁크에 얹어놓고 파는 것을 ‘카 부츠 세일’ 이라고 한다.

Edinburgh Farmer`s Market, Castle Terrace : 에딘버러성 옆에 있는 주차장에서 매 주말마다 열리는 농산품 판매 시장을 말한다.

Out of the Blur Drill Hall Flea Market : 이것은 말 그대로 벼룩시장이다.

Edinburgh Vintage Kilo Sale : 1년에 한번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무게를 달아서 판매를 판다.

1킬로에 15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2만3천 원 정도로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입장료다. 입장료는 입장하는 시간에 따라서 다르다. 슈퍼 얼리버드라고 해서 오전 10시까지 입장하는 것으로 티켓이 따로 있다. 그리고 오전 11시까지는 문 앞에서 받는 것으로 3파운드, 그리고 12시부터는 1.5파운드를 받고 입장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미리 와서 좋은 물건을 구입하려면 표를 사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적당한 시간에 와서 구입하란 뜻인 것 같다. 이런 방법은 서로에게 유용한 것 같다.

필자는 Out of the Blur Drill Hall Flea Market에서 하는 벼룩시장에 다녀왔다. 이곳은 한 달에 한번 마지막 주에 열리는 벼룩시장이다. 필자는 그동안 에프트 눈 티 케이크 스탠드(afternoon tea cake stand)를 하나 장만 하고 싶었는데 조금 비싼 것 같아서 선뜻 구입하지 못했다. 오늘은 꼭 괜찮은 에프터눈 티 케이크 스탠드를 하나 장만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벼룩시장을 찾았다.

 

오전 10시쯤 이곳을 찾았는데 벌써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로 가족 같은 분위기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것을 가지고 와서 팔았다. 어떤 인형은 너무 오래 사용해서 때가 나올 것 같은 것도 있고, 또 다른 부스에서는 오래된 수도꼭지를 가져와서 판매대에 올려 놓았다.필자는 ‘이런 것을 누가 사갈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이것의 영국의 묘미가 아닌가, 이렇게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파는 것을 보면 말이다. 구경을 하다가 케이크 스탠드를 발견했다. 5파운드라고 해서 좀 비싼 것 같아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다시 찾아갔다. 그랬더니 흥정을 하자고 했다. ‘얼마면 살수 있냐고’ 해서 ‘3파운드’라고 했더니 그럼 3파운드에 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흥정도 되는 구나 싶었다. 필자는 판매가가 적혀 있는 대로 구입을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깎아도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구경을 해보니까 이탈리아 바티칸의 수비대, 스위스 근위병이 눈에 띄었다. 이것도 좀 전에 흥정한 전력이 있어서 가격을 말하고 좀 비싼 것 같다고 하니까 얼마 면 살수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너무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좀 부담 스럽다고 하면서 적당한 가격을 불렀더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이런 게 바로 벼룩시장의 맛인가 보다. 한국아줌마 여기서도 흥정의 달인이 되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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