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부산대병원으로 옮겨 다시 초음파 사진을 찍은 K 모씨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간암 말기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것.
원인은 바로 중소병원의 오래된 초음파 기기 때문이었다고 주변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이건송 기사장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노후된 의료장비에 대한 정도관리 제도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나마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자체적인 점검을 통해 의료기기의 자진 폐기 및 업그레이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작은 병원들은 사각지대인 셈.
10년도 넘은 초음파 장비로 환자를 검사하나 최신 초음파 장비로 환자를 검사하나 보험공단에서는 똑같은 보험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자체가 이러한 풍토를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기사장은 "이러한 풍토가 바로 노후 장비의 퇴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식약청은 현장의 오래된 의료기기를 비롯한 중고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한 의료기기 업체 대표는 "의료기기의 성능이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동시에 가격 또한 너무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영세한 중소병원들을 위한 특별장기융자 등을 통해 의료기기 질관리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