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술값 너무 싸 흥청망청 음주문화 초래" 발의
스코틀랜드 정부는 1일(현지시간) 지나치게 싼 값에 술을 팔지 않도록 주류가격하한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즈가 2일 보도했다. 술값 하한선을 도입하기는 스코틀랜드가 유럽에서 처음이다.
니콜라 스튜전 보건장관은 정부와 애주가 모두 '대담한 정책'으로 일컫는 이 제도를 두고 "도수 높은 술이 '쌈짓돈' 수준에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과 더불어 '하나를 사면 하나를 무료로 주는' 무책임한 판촉 관행도 함께 사라지길 기대하고 있다.
1병당 술값 하한선을 정한다는 주류가격하한제는 2005년 만들어진 주류판매법의 일부 조항을 다듬어 오는 9월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정부는 기존 법률의 문구만을 고쳐 의회의 승인 없이도 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도소매자에게는 주류판매 허가를 얻는 조건으로 이 조치를 받아들이도록 할 계획이다.
남은 과제는 1병당 적정한 가격을 정하는 일. 정부는 조만간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기 위해 웨스트민스터에서 경제학자와 주류 전문가, 건강전문가들과 만나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스튜전 장관은 "이번 조치가 주류소비 8위 국가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 대담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의사와 경찰 등 저속한 음주문화의 폐단을 지적하는 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책임있는 음주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 중인 포트만그룹 데이비드 폴리 최고경영자는 "흥청망청 마시면서 음주 문화에 흠집을 내기만 하는 애주가들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애주가들과 야당은 정부 제안이 실행 불가능 한 것이라며 쏘아붙였다. 그들은 저렴한 술을 사기 위해 국경을 넘어 잉글랜드로 향하거나 인터넷으로 술을 주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당은 "주류가격하한제는 '끔찍하게 흠이 있는'제도"라며 "정부와 여당의 제안은 실행되기 불가능해 곧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여당인 국민당(SNP)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음주 관련 입원환자 수는 지난 해 4만2000명을 기록, 5년 사이 28% 증가했다. 또 간경화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빗나간 술 문화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