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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론문화에서 배우는 새해결심 '말랑말랑'
허영훈 기자 | 승인 2018.01.11 15:07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지난 10일 서울에서 ‘토닥토락 지드’라는 융합토론회가 열렸다. 일방적인 강의 형태가 아닌 참석자 중심의 토론형 강의를 표방하며 제3회를 맞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3명의 저명한 강사가 등장해 각각 주제별 강의를 펼쳤다. 강의가 끝날 때마다 강사는 참석자들에게 토론과제를 제시하고 각 테이블에 앉은 참석자들은 주제에 맞춰 서로 토론을 한 후 한 명씩 나와서 토론내용과 느낀 점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주제는 미래연구소 백신정 대표가 ‘인공지능시대 대안, 토론교육’을, 두 번째 주제는 7아너스 켄트김 대표가 ‘토론은 혁신의 어머니다’를, 세 번째는 ‘유대인 토론 하브루타’를 주제로 미소진에듀 김진자 대표가 강의했다. 모두 토론의 필요성과 올바른 토론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주제들이었다.

특히 세 번째 주제인 ‘하브루타’를 참석자들이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공통점은 ‘논리적 전달’보다 ‘다름의 수용’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하브루타(영어식 havruta)’는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교육방법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동시에 경험하고 소통 속에서 답을 찾아가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마음의 상태’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기본 원칙이 숨어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결심’을 한다.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려고 하거나, 문제였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또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마음을 부여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년 새해를 맞아 세운 결심은 생각보다 마음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자신 스스로’를 변화시키기보다는 ‘하려는 일’에 더욱 집착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옥하지 않은 땅에서 풍작을 기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기간에 살을 빼겠다는 무리한 결심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고, 무조건 나쁜 것을 끊겠다는 결심은 또 다른 심각한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자녀의 영어수준이 아닌 영어점수만을 향상시키기 위한 결심에 여전히 사로잡힌 학부모도 있고, 산을 오르기 위해 고가의 등산복과 장비 구입을 먼저 결심한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순서를 잘못 정한 탓에 나타나는 부작용들이다. 결심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자기 자신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와 결심 사이에 ‘하브루타’ 원칙과 같은 ‘자신의 상태’를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 철학자는 ‘부드러운 것은 생명에 가깝고 딱딱한 것은 죽음에 가깝다’는 말을 했다.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보통 짜증과 화를 내기 마련이지만 사실 짜증과 화로 일이 잘 되기보다는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후회만 남는다.

내가 옳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펼치는 토론, 시비가 붙었을 때 상대방의 잘못만 탓하려는 태도, 올해는 무조건 이것을 해내야 한다는 무리한 결심은 결코 이상적인 결론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새해 어떤 일이나 목표, 또는 누구를 만나거나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중요하고 그것을 위한 나의 결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스스로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직 새해 결심을 세우지 않았다면, 올해는 이것 한 가지라도 실천해보면 어떨까. ‘스스로를 말랑말랑하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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