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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새 조직, 신뢰할 만한가
허영훈 기자 | 승인 2017.12.14 17:35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지난 11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학계 원로인 황현산 씨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6대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11월 13일 문화예술위원들을 새로 임명했다. 강홍구 미술가, 김기봉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상임이사,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협의회 회장, 나종영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이승정 한국예총 부회장, 최창주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 부회장 등 모두 8명이다. 

위원장 위촉과 관련해 도종환 장관은 예술위원장을 직접 임명하지 않고, 예술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위원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위원들이 위촉된 후 불과 2주 만에 위원장이 탄생했다. 예술위는 위원 공모부터 위원장 위촉까지 그야말로 숨죽이듯 조용히, 그리고 시간에 쫓겨 일사천리로 마무리 지었다.

추천이 아닌 일반공모를 통했지만 어떤 후보들이 지원했고, 위촉된 위원들은 각각 어떤 경력과 업적 및 전문성을 인정받아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는지는 비공개로 남아있다.

임기가 남아 있는 성균관대 무용학과 정의숙 교수를 비롯한 위원들은 신임 위원장을 포함해 표면적으로는 문학계 2명, 미술, 연극, 무용, 전통공연계에서 각 1명, 정책 및 운영분야 4명 등 모두 10명이다. 단순히 예술장르별 담당자와 운영인력들을 뽑은 것 같은 모양새다.

문화예술인 8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는 지난 11월 17일 발표한 '60대 중심의,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는, 적폐청산의 대상이 포함된 실망스러운 인사'라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위원들 각자의 역량을 떠나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조직적 역량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자신이 걸어온 길 외에 새 비전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들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고질적 병폐인 '네트워크 인사' '안방 인사' '우물 안 개구리 인사'라는 비판에 위원회는 해명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의 기본과제인 생계, 진로, 경쟁력, 비전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들을 위원으로 선발할 필요성은 없는 것일까? 기획, 경영, 법, 조사, 혁신, 마케팅, 조직, 네트워크, R&D, 창업 등 문화예술계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각계 전문가들이 위원회로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창조하는 융합형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하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기득권이나 보장받으려는 마인드로는 변화도, 발전도 없다. 국정농단 사태로 타격을 입은 위원회가 더 이상 잡음을 만들지 않으려고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고나 발라가며 큰 상처를 봉합하려는 것은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더 드러나고 더 드러내야 한다. 상처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많은 병폐들이 쌓여있는지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일정 기간 문을 닫아서라도 상처와 병폐를 온전하게 제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첫 출발은 국가지원사업에 대한 문화예술인들의 ‘의존 병’을 없애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지원사업을 가지고 장난치려는 ‘작전 세력’을 색출해서 내쫓는 것이고, 세 번째는 ‘유명인’이 아닌 ‘전문인’을 공식적으로 영입하는 것이다.

일부러 위원으로 모시지 않아도 좋고, 문체부의 임명장이 아니어도 좋다. 재능기부로 모집해도 후보들은 얼마든지 있다. 어깨에 힘주고 일하려는 자들이 아닌 이 나라 문화예술의 장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전문인들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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