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2007년 8월11일 경마장.

경마팬들 누구나 좋아하는 야간경마 시즌이 한창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야간경주 직전인 제7경주에 12마리의 말이 경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색 바탕에 빨간 점선 6개로 이루어진 복색이 상징인 임대규 기수는 '크라운포에버'라는 마필에 기승을 하고 경주로에 등장했다.

경주로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면서 많은 경마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차지하고 있었고 당시 기수협회의 회장직도 수행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크라운포에버'는 인기순위 3위의 인기마필이었고 게이트가 열리면서 힘차게 결승선을 향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3코너를 진입하면서 앞다리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는 기승한 임대규 기수를 경주로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임 기수는 경주로에 떨어지면서 뒤따라오는 말에 2차 충격을 받으면서 경주로에 쓰러지고 말았다.

사고 직후 임 기수는 인근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오후 6시57분 숨을 거두고 말았다.

143cm로 경마공원 최단신 기수였던 그는 키와는 전혀 다르게 과천벌을 호령한 작은 거인이었다.

그가 사망한지 오는 11일로 1주기를 맞이한다.

경마장의 작은 거인으로 활약했던 고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경마장기수협회에서는 10일 7경주를 '故 임대규 기수 추모경주'로 자체적으로 지정하고 당일 7경주 출장 전 기수대기실에서 기수 전원이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한 후 경주로에 출장할 예정이다.

이런 묵념행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경남과 제주에서도 현지 경주시간을 고려하여 열릴 예정이다.

또한 서울경마공원의 7경주 기수상금 중 50%는 고인을 기리는 뜻의 장학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故 임 기수는 1966년 충북 제천 출생으로 KRA 기수후보생 12기로 입소했으나 부상으로 퇴소 후 불굴의 집념으로 다시 13기에 재입소해 1987년 경주로에 발을 디뎠다.

20년 동안의 기수생활 동안 임 기수는 통산전적 5353전 632승, 2착 577회로 승률 11.8% 복승률 22.6%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금 현역기수에 포함돼도 3위를 기록하는 좋은 성적이었다. 또한 기수들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선배, 사랑받는 후배라는 평이 자자했었다.

숨막히는 인생과 경마에서 그가 조용히 떠난 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는 떠났지만 경마팬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를 잊지 못했다.

KRA(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작은 체구로 안정적인 기승술도 눈에 띄었지만 승부근성, 경쟁심 등이 탁월해 최고 기수 중에 한명 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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